저는 대교에 입사한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사업부제 센터장 업무를 맡은 지도 10년이 넘어서는 특수고용직 학습지 노동자입니다. 대교는 방문 학습 외에도 공부방, 학원 형태로 운영되는 러닝센터가 있습니다. 저는 러닝센터를 운영하는 센터장 직책으로, 계약 형태는 위탁 계약이지만 하는 업무는 정규직과 똑같습니다.
매일 오전 10시 전후로 출근해 서류 작성, 공문 숙지, 수업 준비 등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후부터는 회원들이 오기 시작하며 더 바빠집니다. 초등 저학년과 유아 회원들을 맞이하고, 신규 상담을 하며, 화장실 이용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주고, 정수기 컵을 채우며, 태권도복도 챙겨주고, 귀가도 동행합니다. 학부모 상담, 교실 수업 확인, 교사 보조, 전화 상담도 모두 제 몫입니다. 저녁 7시가 넘으면 교실과 화장실을 청소하고, 가정방문 수업이 있는 날은 밤 9시가 넘어서야 하루가 끝납니다.
이렇게 하루 10시간 이상, 주 50시간 넘게 일해도 받는 수수료는 고작 200만 원 남짓. 최저임금에도 못 미칩니다. 저는 한동안 '내가 성과를 못 냈으니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탓했습니다. 몇 년 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주휴수당도 대교에서는 위탁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고, 퇴직금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매년 성과를 이유로 재계약 심사를 진행하며 센터장을 잘라냅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에서 2023년에 진행했던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시간과 보상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학습지 노동자의 경우 하루 노동 시간은 9시간에 육박하지만, 주 노동일은 4.7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가정을 방문하거나, 아이들이 센터로 오는 시간에 맞춰야 하는 업무 특성 때문입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