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국인은 이렇게 물을 수도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문화적 배경도 다른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우리가 왜 지지해야 할까?" 사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것은 단지 보편적인 의무에 그치지 않고, 한국인에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이유가 존재합니다. 우리의 현대사는 세상이 아무리 넓어도 결국 하나의 집과 같아서 한쪽이 흔들리면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 경제를 마비시켰고, 이어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식량 및 에너지 가격을 폭등시켜 수백만 명을 빈곤에 빠뜨렸습니다. 이 일은 우리가 이제 서로 긴밀히 연결된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가자든 그 어디든 인권이 침해당할 때, 우리가 함께 가지고 있는 인간성은 침묵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정의와 인간 존엄에 대한 우리의 신념은 가자에서 벌어지는 집단학살을 거부하고 맞서 싸울 것을 요구합니다. 팔레스타인 대의를 지지해야 할 수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은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들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가진 인간성
인간으로서 우리를 하나로 묶는 것은 우리 사이를 나누는 것보다 훨씬 위대합니다. 언어, 종교, 국적과 관계없이 우리는 모두 꿈을 꾸고, 고난을 겪으며 인간의 존엄을 열망합니다.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고통과 불의의 순간마다, 가슴 깊이 느끼는 공통의 감정에 이끌려 연대해 왔습니다. 이러한 연대는 단지 순간적인 동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억압받는 이들과 함께하려는,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양심의 표현입니다.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서 불의를 외면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인간성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오늘날 팔레스타인인과 연대하는 것은 전 세계를 위한 정의의 행동이며, 인권은 국경이나 문화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에게 속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일입니다.
한국의 식민지 경험
20세기 가장 오랜 압제를 견뎌낸 민족 중 하나로서, 한국인은 불의의 고통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합니다. 1910년 일본은 한국을 강제로 병합하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말살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말은 금지되었고, 우리 땅은 식민 지배자를 위해 빼앗겼으며, 모든 반대의 목소리는 총알과 잔혹한 탄압 속에 침묵 당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한국은 더 큰 고통에 빠졌습니다. 수만 명의 한국 여성이 일본군을 위한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어 반복적인 강간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잔혹함 속에서도 저항은 솟구쳤습니다. 1919년 3월 1일, 거의 100만 명의 한국인이 독립을 위해 평화롭게 행진했습니다. 이에 일본은 유혈 사태로 대응했습니다. 7,5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수만 명이 다치거나 체포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정신은 절대 꺾이지 않았고, 1945년에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고통스럽지만 자랑스러운 이 한국의 역사는 우리가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힘을 제공합니다. 한국인이 가자에서 벌어지는 죽음과 파괴의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아픈 이유는, 한국인 역시 식민 지배의 참상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역사는 단지 기억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점령 아래 살아가며 치러야 할 대가는, 그에 맞서 싸우는 데 따르는 대가보다 훨씬 더 큽니다. 결국 자유를 잃는 것보다 더 큰 희생은 없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의 고통
위 사진은 가자가 격렬한 폭격을 받은 뒤 파괴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수십 년간 겪어온 엄청난 고통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1948년 나크바('대재앙') 당시, 75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강제로 집에서 쫓겨났고, 이 지역의 인구 구성을 바꾸기 위해 수백 개의 마을이 사라졌습니다
팔레스타인인은 땅과 권리를 되찾기 위한 지속적인 투쟁 속에서 엄청난 희생을 치렀습니다. 오늘날 가자는 주민들을 내쫓고 남은 땅마저 빼앗으려는 잔혹한 전쟁의 현장입니다. 어린이 17,000명을 포함해 65,000명 이상이 살해되었습니다. 100,000명 이상이 다쳤고, 가자의 건물과 주택 90% 이상이 파괴되었습니다. 온 가족이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묻히고, 수많은 아이의 몸이 미사일에 불타버렸습니다. 이러한 숫자만으로는 팔레스타인인이 겪고 있는 참혹한 현실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습니다.
이 집단학살에 대해 전 세계가 분노해야 마땅합니다. 어떻게 한 민족 전체가 말살당하는 것을 보고도 침묵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