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통령 윤석열씨의 부인 김건희씨가 구속됐다. 지난 7월 2일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이 정식 수사를 시작한 지 42일 만이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치소에 수감되는 기록을 남겼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늦은 밤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이유로 김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취재진에게는 13일 0시 3분에 이를 알렸다.
12일 구속영장실질심사 후 서울남부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대기 중이던 김씨는 계속 그곳에 머물게 됐다. 김씨는 이르면 13일 오전 중 정식 입소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일반 수용자와 동일하게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가족관계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뒤 신체검사를 받게 된다. 여름용 수의를 지급받고, '머그샷'으로 불리는 수용기록부 사진도 찍는다. 김씨 구속 기간은 기소 전 최장 20일이다.
4시간 25분의 구속심사... 치열한 공방 벌여
12일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321호 법정에서 정재욱 부장판사의 심리로 김씨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됐다. 점심시간 없이 이어졌고, 오후 2시 35분께 끝났다. 5분의 휴정시간을 포함해 4시간 25분 걸렸다.
특검은 법정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한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을 보냈다. 앞서 특검은 총 848쪽 분량의 구속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씨 쪽에선 최지우·채명성·유정화 변호사가 나왔다. 김씨도 법정에서 직접 5분 동안 진술했다.
특검은 김씨 구속이 필요한 사유 중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씨가 주범들과 함께 주가조작을 인지한 '공범'이며, 이를 바탕으로 김씨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여해 8억 1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명태균씨에게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는 방식으로 2억 744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도 봤다. 이에 대한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재보선에서 단수 공천을 받도록 개입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