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일 오후 5시 소방은 철수하고 경찰이 교대로 수색하고 있다. |
세종시 폭우로 인한 도심 하천 급류에서 40대 남성이 실종된 지 23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고 사실이 파악되는 등, 재난 대응 체계의 미비점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 2시 21분, 세종시 어진동의 한 하천에서 40대 남성 A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앞서 오전 1시 53분경 상의를 벗고 비를 맞고 걷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전 1시 53분경 A씨를 발견하고, 의상과 말투로 생명에는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현장에서 철수했으며, A씨 역시 혼자 귀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찰은 오히려 몇 분 후인 17일 새벽 1시 57분에 A씨가 하천으로 떠내려간 사실을 23시간이 넘은 후인 다음 날 오전에 CCTV 영상으로 처음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 당시, 강한 집중호우와 비상단계 격상 이후에도 시와 재난 기관들은 사고 발생 사실을 제때 인지하지 못했고, 실종자에 대한 수색도 늦게 시작되었다. 특히, 경찰과 소방당국, 그리고 세종시 재난대책본부(재대본) 간의 정보 공유 부족이 지적되며, 사고 인지와 대응의 비효율성이 드러난 셈이다.
당시 재대본은 비상단계 격상 후에도 사고 발생 사실을 즉시 파악하지 못했고, 경찰이 사고 사실을 보고한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수색작업이 시작됐다. 특히, 시내 CCTV 영상 분석이 끝난 뒤에야 사고 사실이 공개됐으며, 이 과정에서 내부 보고와 정보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시 재대본에 소방본부 참여가 없고, 경찰과 자치경찰 간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다”면서 "재난 상황을 신속히 판단하고 대응하는 체계에 허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사실상, 재난 대응 체계의 미비로 인해 초기 수색은 지연됐으며, 사고 인지 후 대응이 이뤄지기까지의 시간 차가 크다는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글로벌에코넷 김선홍 대표는 “재대본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지구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번과 같은 기상 재난은 더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더욱 정교한 재난 방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만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안타까운 사고로 인한 실종자가 하루라도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계당국은 수색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조속히 선포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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