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선거위원회는 1일(아래 현지 시간)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예비선거에서 3차 라운드 개표를 마친 결과 조란 맘다니 후보가 득표율 56%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정치 신인 맘다니가 뉴욕주지사 3선을 지냈고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거물' 정치인 앤드루 쿠오모를 꺾은 것이다. 만약 그가 본 선거에서도 승리한다면 뉴욕시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민주당의 한 컨설턴트는 "뉴욕시 현대 역사에서 가장 큰 이변"이라고 말할 정도다. 모두의 예상을 깨뜨린 맘다니의 승리 비결이 주목받으면서 그가 과연 미국 진보 정치의 새로운 얼굴이 될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인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맘다니의 파격 공약... 샌더스 "해리스가 이렇게 했어야"
인도계 무슬림으로 우간다에서 태어난 맘다니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해 2018년 시민권을 취득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뉴욕시에서 빈민층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주택 상담사이자 랩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했던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그가 2019년 발표한 곡의 뮤직비디오 영상은 지금도 유튜브 계정에 남아있으며, 최근에는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축하 댓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 4선 현역 의원을 꺾고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돼 정치를 시작한 맘다니는 당초 뉴욕시장 후보감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무상보육과 무료 공영버스, 최저임금 인상 등의 공약을 앞세워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법인세 인상과 연 소득 100만 달러(약 13억6천만 원) 이상 부유층 증세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면서 연 소득 100만 달러 이상 사람들의 소득세를 2% 인상하고, 법인세도 1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민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 등 진보 진영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샌더스 의원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카멀라 해리스(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정치 컨설턴트의 말을 듣지 않고 맘다니처럼 선거 운동을 했다면 지금 미국 대통령이 돼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맘다니 "나는 민주적 사회주의자"... "너무 급진적" 우려도
맘다니는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내세웠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존엄한 삶이 소수의 행운으로 국한되지 말아야 한다"라며 "모든 시민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뉴욕시를 만들겠다"라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