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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 맛 나는 시각효과에 담긴 청춘의 고민, 마블의 한수
2025-07-03 13:53:50
최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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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시리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드라마 <아이언하트>가 지난 6월 25일 디즈니플러스에 공개됐다. 동명의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본작은 어떻게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자신의 개성을 확고히 할 수 있었을까. 깔끔한 주제 의식과 절제되고 적재적소에 쓰인 시각효과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아이언하트>의 주인공 '리리 윌리엄스(도미니크 쏜 분)'는 사실 본작으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2022년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영원히>에서 개략적인 캐릭터 소개와 함께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등장했는데, 덕분에 드라마라는 매체의 특성에 비해 짧은 6화 분량의 본작에서는 그의 이야기를 다시 하지 않는다. 전작에서 바로 이어지는 시간대를 선택하면서도 리리의 특성을 보일 수 있는 사건들을 엄선해, 2022년부터 해당 캐릭터를 눈여겨 본 사람들과 신규 시청자층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그렇다면 '강철 슈트 입은 사람'을 비롯해 초인이 들끓는 MCU에서 리리가 맞서야 할 대상은 누구일까. 바로 자기 자신이다.


마법 대 과학? 그보다 깊은 주제

<아이언하트>는 겉보기에는 '마법 대 과학'이라는 구도의 판타지·SF 장르 같다. MIT에서 퇴학당한 리리는 슈트 개발에 전념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불법적인 패거리에 발을 들인다. 기계 슈트를 사용하는 자신과 달리 설명할 수 없는 마법을 사용하는 조직의 리더 '후드'가 수상쩍은 행동으로 리리의 의심을 사게 되면서 둘의 은근한 대립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저 흥미로운 소재 하나만이 <아이언하트>의 정수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본작은 '마법 대 과학'이라는 타이틀을 활용해 주인공이 처하는 이분법적인 상황을 치열하게 파고든다. 주인공 리리는 세계적인 천재지만, 정작 돈이 없어 이 직업 저 직업을 옮겨도 슈트 하나를 간신히 유지보수 할 수 있다. 총기 난사 사고로 죽은 친구 나탈리를 생각하지 않으려 하지만, 우연히도 그를 똑 닮은 인공지능 비서를 만든다.

이렇듯 <아이언하트> 속 리리 윌리엄스의 삶은 아이러니로 점철되어 있다. 위대함을 갈망하지만 제 삶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리리에게 '마법 대 과학'은 다른 말로 '이상 대 현실'이다. 리리의 성격처럼 냉철하고 분석적인 과학은 그에게 '분수를 알라'고 말하지만, 후드처럼 과감하고 설명 불가능한 마법은 리리에게 남의 시선 따위 신경 쓸 필요 없다는 "상징적인 업적을 이뤄낸 사람 중, 꿈을 위해 뒤가 구린 일 안 해 본 사람은 없어" 등의 매력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리리가 의적 단체에 가입했을 때 후드에게 들은 조언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드라마 <아이언하트>는 이상과 현실 중 무엇의 편을 들어 줄까. 이 선택지를 마주한 사람들에게도 각각의 고유한 답이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본작은 그 '이분법의 파괴'를 지향하는 듯하다. 작중 리리는 선한 일을 하기 위해 범죄 단체에 발을 들이지만 의도치 않게 사람을 죽이게 되고, 자신을 괴롭히는 듯한 인공지능 비서는 어머니에게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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