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좀 봐봐. 수영장, 헬스장은 기본이고, 실내 농구장까지 있어. 여기가 관리비 포함 월 67만원이야. 요즘 서울 물가로 보면 평범한 원룸 가격이지. 같이 가볼래?"
대학 선배(34)가 '신혼집 구하기' 동행을 제안하며 휴대전화 화면을 내밀었다. 인도네시아어를 3년간 공부한 그는 지금 한국인 평균 월급을 받으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살고 있다. 지난달 10일, 결혼식을 앞둔 그의 제안에 흔쾌히 따라나서기로 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현지인 평균 13배가 넘는 월급을 받는다. 그런데 물가는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동안 현지인과 어울려 지낸 일상만 기사로 써왔지만, 이번에는 이곳에서 일하는 평범한 한국인의 삶이 궁금해졌다.
첫 번째 후보, 월 83만원의 '풀옵션' 아파트
우선 월세 1000만 루피아, 한국 돈으로 약 83만원인 아파트를 찾았다. 2006년에 지은 아파트지만 수차례 리모델링을 거쳐 외관부터 허름해 보이지 않았다. 로비에는 손님들과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 3개가 마련되어 있고, 바로 옆에는 인도네시아 대표 편의점 브랜드 '인도마렛'이 있었다. 자카르타 내 아파트는 입구마다 1명 이상의 보안요원을 둔다. 치안 문제도 있겠지만, 평균 월급 차이가 한국과 10배 이상 나다 보니 인건비가 저렴해 상주 및 관리 직원이 한국 대비 3~4배나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