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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로비 마이크 잡고 2분 발언...윤 정부 검찰총장의 마지막 장면
2025-07-02 16:22:41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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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0시 40분, 양복 왼쪽 가슴에 꽃을 단 심우정 검찰총장이 걸어 내려오자 대검찰청 로비에 도열한 검사를 비롯한 직원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한 여성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은 심 총장은 마이크를 잡고 말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차렷자세로, 일부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로 서서 들었다. 그렇게 발언하기를 2분 22초, 도열한 이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심 총장은 옆에 서 있던 직원에게 마이크를 돌려준 후 빠른 걸음으로 대검찰청 로비를 빠져나왔다. 현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그에게 특검 소환과 향후 거취 등을 물었지만 일체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대기중이던 검은색 세단을 타고 떠났다. 오전 10시 43분, 윤석열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마지막 모습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퇴임식 "검찰의 공과에 비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오전 10시 심 총장의 퇴임식이 대검에서 열렸다. 비공개였다. 이는 앞선 이원석 총장의 퇴임식 등 전례와 비교해 이례적이었다. 대검은 퇴임식 후 퇴임사만 언론에 공개했다.

퇴임사에서 심 총장은 수사·기소 분리를 뼈대로 한 검찰개혁 추진과 관련해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심 총장은 "범죄자를 단죄하고 국민을 범죄로부터 든든히 지키는 국가의 형사사법 시스템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보며 신중히 또 신중히 결정해야 할 국가의 백년대계"라면서 "형사사법 시스템이 충분한 연구와 시뮬레이션 없이 변화됐을 때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지 이미 보았다. 형사소송법 등 개정 이후 형사사건 처리 기간은 2배로 늘어났고, 국민의 삶에 직결된 범죄에 대한 대응력은 약화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의 공과나 역할에 대해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것을 넘어서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필수적이고 정상적인 역할까지 폐지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옳은 길이 아니"라면서 "검찰이 범죄로부터 우리 공동체를 지켜내고 사회 정의와 질서를 세우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과 역할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총장으로서 제 마지막 소임은 자리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면서 "비록 저는 검찰을 떠나지만 검찰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흔들림 없이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심 총장은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마지막으로 출근할 때도 취재진에게 "범죄를 처벌하고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국가의 형사사법시스템은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각계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특검의 수사를 받을 수 있는데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 출근길과 퇴근길 모두 언론은 '특검 수사 입장'를 묻고, 심 총장은 '검찰 개혁의 부당성'만 답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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