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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실패...이 대통령에게 묻지 못한 질문을 공개합니다
2025-07-03 17:09:31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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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해주셨는데 기대에 부응을 못해서 미안합니다."

또 실패했고 나는 우리팀 단톡방에 저렇게 썼다.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질문권을 얻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워낙 많아 올해도 하늘에 별따기라고 보긴 했지만, 질문을 8개나 준비하고 잠도 못 자면서 수십 차례 문장을 고치고 읽기 연습을 했는데 단 한 마디도 못하다니.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수석들의 분주한 움직임... 이규연은 안절부절, 봉욱은 받아 적기

3일 새벽같이 일어나 용산 대통령실로 집합했고, 다른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청와대 영빈관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내 자리는 앞에서 네 번째줄 맨 오른쪽이었다. 어차피 통 안에 기자들의 명함을 집어넣고 기자단 간사들이 질문자를 추첨하는 형식이라서 자리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은 자리라고는 할 수 없었다. 회견 시간 100분 내내 대통령의 시선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바로 옆에는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포함해서 수석비서관 10여명이 도열해 앉아 있어서 더 신경이 쓰였다. 만약 운이 좋게(?) 내가 질문이라도 하게 되면 수석들이 모두 나를 쳐다볼 텐데. 더구나 내 질문 리스트에는 그들도 포함된 인사 논란이 첫 번째 순번에 올라있었다.

그래도 수석들의 행동이나 얼굴 표정을 근거리에서 살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대통령도 그랬지만 그들은 기자들과 똑같은 의자에 다닥다닥 앉아서 기자들과 대통령의 문답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다. 대통령이 농담을 하면 같이 '빵' 터졌고,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대통령의 언급이 있을 땐 알 듯 모를듯한 '아~'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행사를 총괄하는 이규연 홍보수석은 회견 내내 편하게 앉아있지 못하고 시계를 살피면서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했다. '일중독 건강체질'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느라 얼굴이 많이 상했다고 알려진 강훈식 비서실장은 적어도 내 눈엔 쌩쌩해 보였다. 회견 내내 흐트러짐 없이 대화를 경청했다. 그 대통령에 그 비서실장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일이 많은지 강 실장과 계속 무언가 속삭이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자신과 관련한 인사 문제가 가끔 언급돼 맘이 편치 않았을 봉욱 민정수석은 모범생처럼 회견 내내 수첩을 꺼내놓고 대통령의 말씀을 받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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