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내 삶의 최고 지지자가 세상을 떠났다
2025-07-03 16:00:08
오문수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선생님 카톡 좀 봐요. 이게 무슨 일이래요?"
"아니, 뭔데 그렇게 놀래요?"

지난 일요일(6.29) 오후 5시쯤 이민숙씨한테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필자와의 대화 내용이다. 평소 조용하던 이민숙씨의 톤이 올라가 보통 일이 아니겠구나 싶어 전화를 끊고 얼른 카톡을 봤다.

카톡에는 친구가 세상 떠났다는 부고장이 와 있었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 다시 한번 들여다보아도 친구가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소식이다. 스팸메일인가? 의구심이 들어 부고장 속에 적힌 친구 딸에게 전화했더니 울먹이며 "심부전으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실은 이민숙씨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기 전에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었다. 몽골 여행 다녀온 후 창고 공사하느라 전화 못 하다가 친구가 서운해할까 봐 일요일 오후 4시에 전화했는데 받지 않았다. "바쁜가? 아니면 산책나갔나?" 하며 세 번이나 걸어도 대답이 없어 다른 일을 하다가 이민숙씨의 전화를 받았다.

"아니! 세상에! 이럴수가."

눈앞이 캄캄해지고 정신이 멍해졌다. 월요일 있을 글쓰기 멤버들과의 약속을 화요일로 옮기고 친구가 있다는 부천장례식장을 검색한 후 교통편을 예약했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잠이 안 온다. 나를 두고 떠난 친구를 생각하니 오른쪽 가슴이 아려온다.

잠자리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가 '생사일여(生死一如)'란 불교 용어가 생각났다. 불교 용어인 '진여(眞如)'편에는 생도 사도 없어 그 사이에 조금도 차별이 없는 평등함을 일컫는다. 생이 사요, 사가 생이다. 궁극적으로 생과 사는 같은 것이라는데 왜 이리 가슴이 아릴까?

"아! 내 생명도 오늘 마감할지 아니면 내일 마감할지 모른다."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아내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기실은 이민숙씨로부터 전화를 받기 한 시간 전에 아내와 심하게 다퉈 분이 풀리지 않고 있었다.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와 지적 동반자 셋

고인이 된 친구는 6.25전쟁이 끝나던 해에 전라남도 곡성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함께 다녔다. 고등학교는 광주에서 서로 다른 학교를 다녔지만 친구는 전남대학교 의대를 필자는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시절 길거리에서 잠깐 마주치고 헤어진 후 그와 다시 만난 건 <오마이뉴스가> 연결 고리가 됐다. 서로가 헤어진 지 40여년이 지난 어느날 혼자서 여수 금오도 비렁길을 걷고 있는데 모르는 전화가 왔다.

"오문수씨죠?"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누구시죠?"
"나 고향친구 조oo인데 내 이름 기억나?"
"내가 자네 이름을 잊어버릴 리가 있나? 그렇잖아도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