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들과 최근 모임을 가졌다. 추억 여행을 떠나며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 왁자지껄 신나게 웃고, 떠들다 최근에 대학에 들어간 지인 중 한 명의 아들 이야기가 나왔다. 어릴 때부터 사교성이 좋고, 리더십도 뛰어나 학교 회장을 도맡았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체대에 들어갔다고 했다.
대학도 대학인데 '체대'란 말에 귀가 쫑긋했다. 그 이유는 아들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아들도 다가올 고2 여름방학부터 체대 입시 학원에 다닐 예정이다. 여태껏 자라오면서 딱히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 없는데, 그나마 운동을 좋아하고 보는 것 또한 즐겨하기에 아내가 체대를 권했다. 그 말에 아들은 한 번 해보겠다고 했다.
다만 극내향인인 아들이 단체 생활에 잘 적응하며 지낼지 걱정되었다. 더 나아가 체대에 들어간다 해도 나와서 관련 직업 분야에서 일하려면 아무래도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할 듯싶은데 내향적인 성격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는 걱정도 따랐다.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아들이 이과에 가지 않고, 문과를 택한 이유도 체대를 염두에 두어서였다.
이번이 기회다 싶어서 지인에게 체대에 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았고, 지인이 감사하게도 지인 아들과 우리 아들이 한 번 만나서 이야기 나눌 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