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경호 변호사(합동군사대 대덕대 명예교수 |
[신문고뉴스] 김경호 칼럼 = 김선호 전 국방차관의 이임사를 접하며, 가슴 한 켠에 애잔한 고마움을 느낀다.
“계엄은 군이 지켜야 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이라는 그의 사과는, 윤석열과 김용현의 반란에 휘둘려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군을 그래도 추스르려 노력한 진심으로 다가왔다.
무한 책임을 느낀다는 그의 고백에서 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자 했던 고뇌가 엿보였다.
그러나 이번 반란에 동원된 박안수, 여인형, 곽종근, 이진우 등은 모두 필자의 육군대학 대령진급자반 강의를 들었던 군 장성들이다. 그들이 헌법정신을 저버리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행위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필자에게 남다른 고통이다. 군을 사랑하는 필자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하다.
필자는 오랜 시간 군법무관과 군사건 전문 변호사로서 헌법정신에 기초한 군인정신을 역설해 왔다. 수천건에 달하는 군사건을 변호하며 쌓은 경험은, 헌법정신과 군인정신을 구체적으로 매개할 최적의 조건을 필자에게 부여했다.
군에서 헌법정신에 기초한 군인정신 강의를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군의 정치적 중립 위기는 바로 군인정신의 타락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헌법정신의 재정립에서 회복될 수 있다.
고 김훈 중위의 사망 원인을 두고 군이 자살을 주장했으나 대법원 판결로 진실을 밝히려다 당시, 소령으로 전역 당하며 다짐했던 바가 있다.
“계엄법부터 군 위기 시 적용되는 법령 및 전시대기 법령까지 종합하여 교범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이 소명은 이번 윤석열의 비상계엄사태를 경험하면서 더 절실히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야겠다는 다짐이다.
필자의 군에 대한 애정과 정치적 중립 확립에 대한 열망은 결국 헌법정신의 재정립에서 온다. 군에서 헌법정신에 기초한 군인정신 강의를 활성화하여, 국가와 국민, 그리고 헌법을 수호하는 진정한 군인정신을 강하게 일깨우는 것이 필자의 소명이다.
이 두 가지 소명을 정성과 열정으로 남은 인생 기꺼이 응할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군을 사랑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