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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불량하게 읽는다
2025-06-24 14:31:59
김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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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독서 생활은 불량하다. 우선 산 책들의 프롤로그만 하루 날 잡아서 정성스럽게 읽어버린다. 그래도 몇 권 책을 써봤다고 프롤로그에 어떤 정성을 쏟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고, 경험상 사자마자 프롤로그를 빠르게 읽은 책들은 언제라도 반드시 완독할 가능성이 배나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 후로는 매일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잡히는 책을 세 권 정도 번갈아 가며 읽는다. 한 책으로 시동을 걸고, 한 책으로 몰입을 하고, 한 책으로 쿨다운을 하는 식이다. 읽는 분량도 차마 얼마 되지 못한다. 하루에 한 챕터, 많이 읽으면 두 챕터 정도뿐이다.


나름의 원칙은 있다. 읽고 싶은 책으로 시동을 걸고, 읽어야 하는 책으로 몰입을 가져가며,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책으로 쿨다운을 한다고 할까나. 아무리 노력해봐도 한 책을 붙들고 몇 챕터씩 씨름하는 것은 잘 되지 않는다.

다만, 이런 불량한 독서 가운데 꼭 치르는 의식 같은 게 있다면, 책을 읽고 나서는 반드시 10~15분 정도 핸드폰을 던져 놓고 산책을 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스스로 내가 뭘 읽었는지, 그게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던질 수 있는 질문이란 무엇인지 그런 구조화와 내면화의 작업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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