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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같은 시, 시 같은 인생
2025-06-24 12:02:11
한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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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를 어렵다 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시는 어렵다. 정서와 관념이라는 추상의 세계를 함축적인 언어로 형상화하는 시는 때로는 뜬구름 잡는 말 같기도 하고, 뭔가 그럴 듯하기는 한데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막연하기 그지 없다.

더구나 기법을 중시하는 현대시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어지간히 머리 아플 각오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시에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시 속에서 이야기를 찾으려하기 때문이다. 시는 관념과 정서를 시어로 정제해 놓은 것인데 그 안에 사연을 찾으려하니 애당초 난망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는 노래를 들으며 공감하고 감동한다. 희로애락이라는 인간의 기본 정서가 드러나는 노래 가사는 그것을 듣는 청자의 삶 속에서 개별화된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과, 환희와 실망과 그리움과 애탐의 순간순간이 개별적인 사연 속에서 감동을 만들어낸다. 이야기가 노래를 듣는 이들의 삶으로 재창조되는 순간이다. 시의 모태가 노래이기에 시를 노래처럼 읽고 개별적 삶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감상한다면 좀 덜 어려워질 법도 하다.

길에서 길로, 길에서 시로

저자 김영철은 파주에서 태어나 중학교 시절까지 그곳의 산과 강과 들을 걸으며 자랐다. 서울 중앙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인사동과 계동 골목을 걸었고,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에 다니면서 대학로 혜화동 길을 걸었다.

교수로 첫 부임했던 해군사관학교에서 걸었던 진주의 바닷가와 벚꽃거리, 대구대 재직시절의 문천지 둑방길, 명예교수로 퇴임할 때까지 재직했던 건국대에서 일감호를 산책하는 것이 그의 중요한 일상이었다. 이 책은 그야말로 길 위에서 만들어 간 시적 여정이 사색으로 맺은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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