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젊은 유시민이 불안할 때마다 펼쳐본 책들, 이거였구나
2025-05-19 11:42:37
신지아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좋은 책은 그 자체가 기적이다. (...) 이 책이 독자들의 마음에 그러한 기적을 직접 체험하고 싶은 갈증을 불러일으키고, 위대한 지성이 인류에게 남겨준 유산을 함께 나누는 데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대 중반인 나는 기자를 꿈꾸며 서울에서 기자 교육을 받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사를 읽을 줄도 몰랐지만, 지금은 하루를 정리하는 일과로 기사를 읽고 분석하는 일이 익숙해졌다. 이제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매일 눈에 담다보니 예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점점 선명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내란 이후의 흐름을 지켜보며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올해 말까지 이어지는 재판, 정치적 중립을 저버린 사법부, 끝내 사과 한마디 없는 당사자들. '내가 기자가 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넘어서 '이런 세상에서 난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야 할까?'하는 고민까지 든다.

이렇게 꽉 막힌 속을 풀고 싶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신경안정제'라고 불리는 유시민 작가의 영상을 찾아본다. 그의 말에는 그가 살아온 세월의 연륜이 묻어난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인 '글쓰기'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이분을 '신경안정제'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다.

그러다 최근 2009년에 출간된 <청춘의 독서>가 고급 양장 제본의 특별보증판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이 책을 찾았다. 문장을 손보고, '계엄의 밤'을 통해 느낀 자유의 소중함을 담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 관한 이야기가 추가됐다고 한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이 책은 다시금 대형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이 책은 내게 삶의 이정표가 되었던 책을 골라서 다룬, 지도 비슷한 것이다."

유시민 작가는 자신이 젊은 시절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으며 그 시절과 지금을 오간다. 한때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인물이 보이고, 그 책의 메시지가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고 말한다.

작가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책은 이렇게 읽는 거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삶은 이런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나아간다.

"책 <청춘의 독서>는 (...) 널리 알려진 고전을 다루었지만 책 정보를 전달하려고 쓰지는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얻은, 삶과 인간과 세상과 역사에 대한, 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말하려고 썼다. 책 자체가 아니라 책을 읽는 일에 관한 이야기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려는' 목적보다는 '나를 표현하려는' 욕망에 끌려 썼다. 어디 나만 그렇겠는가. 누구든 자신의 내면을 표현한 글에 애착을 느낄 것이다."
- 저자 유시민, '특별증보판 서문' 중에서

그래서 나와 같은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 때, <청춘의 독서>가 지도가 돼줄 수 있어서다. 다음은 특히 이런 울림을 주었던 책 속의 인상 깊은 에피소드 몇 가지다. 울림의 이유와 내용을 소개하고 싶다.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죄와 벌>

"20세기 세계사는 소수의 '비범한 사람들'이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구원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책에 언급된 <죄와 벌>은 단순한 살인 사건이나 범죄자의 심리를 따라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윤리와 정의, 인간의 구원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녹아있다.

도스토옙스키는 '비범한 자'라는 이름 아래 타인의 생명을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 끈질기게 묻는다. 이 질문은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소설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