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에서 수박 농사를 짓는 서아무개씨(30)는 귀농 이후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마주했다. 농사 과정 곳곳에 방치된 폐비닐들이었다. "농사를 하며 환경까지 챙기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멀칭비닐은 농촌에서 필수 자재로 꼽힌다. 잡초를 억제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비닐의 색깔별로 기능도 다양하다. 백색 비닐은 겨울과 봄철 기온 상승을 도우며, 흑색 비닐은 토양 수분 유지를 돕고 잡초 성장을 억제한다. 두 기능을 결합한 배색 비닐도 있다. 최근에는 농작물 수확 후 철거 없이 바로 경운이 가능한 생분해성 비닐도 등장했다.
환경부가 2023년 발표한 '영농폐기물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전남에서 발생한 영농 폐비닐은 총 4만7256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농가에서 나온 멀칭비닐은 마을별 공동 집하장에서 수거된 뒤, 재질·색상별로 분류돼 재활용 업체로 운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