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네이버 댓글을 둘러싼 편향성 논란이 제기된 지는 오래 전이지만,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는 주제였습니다. 네이버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나올 때면 한쪽에선 '좌편향됐다', 또다른 한쪽에선 '우편향됐다'고 싸우지만, 정작 이런 주장들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수치가 제시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가 발발하고, 네이버 댓글이 '내란 옹호' 여론 형성 공간이 되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란세력이 점령한 네이버' 기획은 댓글 여론을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작한 기획입니다. 윤석열을 지지하던 극렬단체들이 '네이버는 우리가 점령했다'는 주장에 제대로 된 답을 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기획에서 의미 있는 수치는 먼저 '14.55%'를 꼽고 싶습니다. 전체 분석 대상인 네이버 댓글 51만 3222건 가운데 내란을 옹호한 댓글의 비율(총 7만4651건)입니다. 사실 분석을 하기 전까지도 '적어도 내란 옹호 비율이 한 40~50%는 되겠지?'라고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댓글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내란 옹호 댓글이 기대(?)보다는 적다고 느꼈고, 전체 댓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로 제 예상보다는 낮게 나왔습니다.
당시 윤석열 지지단체들이 내란 옹호 여론전을 펼치고, 커뮤니티 등에 확대 재생산되는 분위기에 휩쓸려 그렇게 생각한 탓일 겁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던 분들도 많을 겁니다. 어림짐작과 실제 수치가 맞지 않는 이런 현상을 인지편향이라고 하더군요. 이번 기획에선 '직관적인 짐작'을 '빅데이터와 수치'에 기반해, 인지편향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4.55%는 절대적으로 적은 수치는 아닙니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는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 직책에 있던 자가 헌법을 무시하고, 특수전 군대를 대거 동원해 국회를 침입하도록 하고, 국격을 추락시키면서 한미동맹까지 위태롭게 만든 '내란' 행위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 이 정도 지지 여론이 형성됐다는 건, 상식으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