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내란 세력과 국민을 지키겠다는 민생 후보의 대결이에요. 그러면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선택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정은경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신중한 말투로 쉽게 예단하지 않았던 질병관리청장 시절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는 2020년에는 코로나 방역의 수장이었고, 2025년에는 정권 교체의 과업을 떠안은 선대위원장이다. 공교롭게도 두 자리 모두 '국민의 일상 회복'이라는 책무가 주어져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걸까? 정 위원장은 안정적인 정권 교체만이 내란 종식과 위기 탈출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이나 학자가 아니라 정치인의 화법이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에 나설 줄은 몰랐다. 의외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 위원장은 "저도 몰랐다"라고 답하면서 웃었다. 그는 내란과 윤석열 정권이 자신을 정치에 참여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내란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한 누적된 분노, 대법원까지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움직임에 불안감을 느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탄핵 촉구 집회에 실제 나가보지는 못했다며, 그것이 마음속에 '미안함'과 '부채감'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선대위 참여 요청이 "내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겨, 제안을 받은 지 하루도 안 돼 결정했다. 그는 향후 장관직을 맡거나 정치인으로 계속 살아갈 계획인지 묻자 "정권 교체 이후의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사치다. 일단 정권 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끝나지 않는 '의정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독단적인 판단이 원인이 됐다고 지적하면서도, 동시에 의료인들도 국민들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하루도 고민하지 않고 선대위원장을 수락한 이유
- 어떻게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게 됐나.
"당에서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캠프에) 합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느냐고 물었다. 힘든 상황이 오래 지속됐으니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더라. 대학교수(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임상교수) 신분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 선대위에 합류해도 되는지 확인을 거쳤고, 그다음에 가족들과 상의를 해서 '하겠다'고 결정했다."
- 얼마나 고민했나.
"하루도 안 걸렸다. 잠시 고민은 했지만 '한 달 정도 (선거) 지원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하면 열심히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원래부터 이재명 후보에 대한 신뢰가 있었나.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없었으면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대선은 극우 내란 세력과 국민을 지키겠다는 민생 후보의 대결이다.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회복하고 내란을 극복하겠다'라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선택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왜 (정은경은) 국민의힘이 아니고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야?'라는 질문이 저는 좀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