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대통령이 접경지대 군부대를 방문 장병들과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단순한 외교 일정이 아니다. 국가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상징적 무대이며,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의 중심에 새기는 시간이다. 이 중차대한 무대에서 대통령은 문화 자존심, 언어 주권, 국민 정체성을 한국어로 대변하여 국가 위상을 높여야 한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서 전면 프랑스어로 연설했다. 프랑스어는 유엔 공용어이며, 프랑스 문화는 프랑스어에서 출발한다는 신념을 먼저 밝혔다. 통역으로 인한 불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 언어로 당당히 세계와 대화했다. 마르크 대통령은 프랑스어의 위상을 지키고, 국가 정체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존경받는 대통령이었다.
일본 총리도 유엔에서 일본어로 연설했다. 일본 총리는 영어가 세계 공용어라 해도, 자국어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면서 일본의 품격을 높였다. 반면에 우리나라 대통령의 최근 해외 순방을 살펴보면, 한국어는 부차적이었다. 영어가 중심 언어로 사용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대통령 스스로, 우리나라 말을 우선시하지 않는다는 국가적 메시지를 전 세계에 공개하는 치부를 드러냈다.
한국어는 한반도에서만 쓰이는 언어가 아니다. 한류 열풍으로 전 세계 수백만, 수천만 명이 배우고 있다. 세종학당은 세계 9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민간단체들도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뿌리내리고 있다. BTS의 가사도 한국어로 부르고, 넷플릭스 최고 히트작들도 한국어를 부르면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사랑하고 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많다.
한국어의 국제적 위상 제고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글세계화, 한국어세계화의 기로에 서 있다. 한국어는 단순한 문화 소비로만 되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에서 제도화되고, 인정받고, 국제언어로 도약해야 한다. 한국어가 유엔 공용어로 채택되어야 세계 언어가 될 수 있다. 그 열쇠는 대통령부터 또한 우리 스스로가 한국어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전략적으로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국민의 언어 자존감 고취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해외 순방에서 또한 공식 석상에서 한국어를 당당하게 사용해야 한다. 한국어로 연설하면서 통역을 사용하는 모습을 세계인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지도자의 말은 국민의 언어 자존감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에, 대통령부터 공직자들도, 한국어 사용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우리 민족의 뿌리이다. 한국어는 민족의 기억이며, 정체성이며, 역사적 생명선이다. 수천 년을 이어온 삶의 결이, 마음의 습관이, 공동체의 철학이 스며들어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조선어를 말살했다.
![]() ▲ 오양심 칼럼니스트 |
우리는 혹독한 시간을 이겨냈고, 한글과 한국어를 지켜냈다. 우리는 지금 다시 묻지 않으면 안 된다. 영어와 외래어에 잠식당한 거리 간판, 외국어로 포장된 브랜드 이름, 한글보다 알파벳을 먼저 익히는 아이들. 우리 스스로 말의 뿌리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대통령은 한국어를 사랑하는가, 해외 순방 때 한국어로 연설하는가?
대통령의 언어 선택은 대한민국의 품격이며, 국민을 대표하는 정체성이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한국어 사용을 우선시할 때, 우리는 영어에 종속된 국가가 아닌, 당당하고 자존심 넘치는 언어 강국으로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다. 대통령은 한국어를 중심으로 주권 외교를 펼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층 더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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