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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대통령 부인 '여사' 호칭에 이의 있습니다
2025-06-04 19:06:39
오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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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를 보면서 유독 거슬리는 단어가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라는 호칭입니다. 신문과 방송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매체가 날마다 파면된 '내란 수괴'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한 뉴스를 보도하면서, 그의 이름 뒤에 '여사' 호칭을 꼬박꼬박 붙여주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불쾌함과 역겨움이 불쑥불쑥 치밀어 오릅니다.

두 가지 점에서, 이런 보도에 이의가 있습니다. 첫째, 김씨는 공천 개입, 뇌물 수수, 이권 개입 등 온갖 비리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엄연히 '종합 비리 세트' 혐의를 받는 일반 시민 신분입니다. 예우해 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여사라는 존칭을 붙이는 것은 사리에도 형평성에도 어긋납니다. 과공(지나치게 공손함)이 아니라면 상투적인 관행의 게으른 고수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여사' 호칭은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


둘째, 설령 현직 대통령 부인이라고 해도 언론 보도에서 대통령 부인을 '여사'라고 호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국민이 뽑은 사람은 대통령이지 대통령 부인이 아닙니다. 대통령 부인이란 공식 직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통령 부인을 '000 여사'로 높여 부르는 건, 권위주의 시절의 잔재입니다.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엔 대통령을 '각하', 대통령 부인을 '영부인', 대통령의 아들과 딸을 '영식'과 '영애'로 부르며 깍듯하게 예우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 불경죄라고 저지른 듯이 보는 사회 분위기였습니다. 분명한 건 여사라는 호칭이 상하귀천이 따로 없는 '국민주권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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