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은 아버지와 함께 온가족이 식사를 하는 날이다. 하필 이번 주는 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 날이었다. 식사 시간은 7시. TV를 켜놓고 식사를 했다. TV에서는 1시간 뒤 있을 예측을 놓고서 분주했다.
아버지는 평생을 '국힘'과 일맥상통하는 정당 지지로 일관했다. 부정투표와 사전선거 조작을 믿는 아버지는 굳이 살고 있는 경북 예천에서 투표하지 않고 멀고먼 경남 창원까지 가서 본투표를 하고 왔다. 예천에서 창원까지 가려면 대구까지 가서 갈아타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 과정을 겪어야 하는 이유는 아직 주소지를 옮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간 정치성향을 알고 있었기에 아버지나, 나나 선거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아는 아버지에겐 손자이자, 나에겐 아들(8살)이 입을 열었다.
"아빠는 이번에 누구 찍었어?"
"나는 이재명 찍었지."
"나도 이재명 찍었는데."
아버지가 반응을 보였다.
(손자를 보면서) "왜 이재명 찍었어?"
"1번이라서요. 될 것 같으니까요."
"허허허."
아버지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나도 웃었다. 아들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아들은 궁금한 게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