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근아, 조금만 기다려주라. 너의 2주기가 오기 전까지 진상규명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조금만 기다려주면 모든 게 밝혀질 거야." -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
"채수근 후배… 잘못된 사람들이 처벌받고 모든 것이 진상 규명 되어 자네가 영원히 꼭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 - 베트남전 참전용사 해병대 214기이근석
힘차게 군가 '나가자 해병대'를 부르던 해병대원들은 '후배 채수근' 앞에서 무너졌다. 이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진상 규명하겠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라"고 말했다.
5일 오후 2시 30분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안(이하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의원 198명이 참석한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은 찬성 194명, 반대 3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그동안 찬성표를 던진 정당뿐만 아니라 소수 국민의힘 의원(김소희·김예지·김재섭·배현진·안철수·한지아)도 동참했다.
그동안 세 차례 같은 절차를 거쳤음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번번히 무산됐던 특검이 이제야 출범할 수 있게 됐다. 거부권 행사에 따른 재의결 무산 때마다 눈물을 흘려야 했던 해병 선배들은 이날 다른 의미의 눈물을 흘렸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특검법이 가결되자마자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상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의 진상규명과 박정훈 대령의 명예회복을 촉구했다. 이들은 "통과된 특검법으로 불의한 명령에 복종한 자들을 심판하라"며 "이러한 비극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들께서 성원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