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이파이브>는 우연히 장기를 이식받은 다섯 명이 그 능력을 탐하는 자와 벌이는 코믹 액션 활극이다. 극 중 심장을 받아 괴력과 스피드가 생긴 태권소녀 완서 역의 이재인을 5월 29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만화적인 코미디 요소가 가득한 영화에서 제일 어리지만 리더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듬직함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이재인은 자신을 "영화 덕후다"라고 소개했다. <하이파이브>에 출연자라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많은 분에게 선보이고 싶은 멋진 영화라며 소개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2021년 이후 4년 만에 공개되며 오랜 기다림을 겪었다. 이재인은 현재 영화 <행복의 나라로>와 <너와 나의 계절>도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했다. 모두 중학생 때 촬영했는데 현재는 성인이 된 상황. 촬영을 마친 작품이 공개되지 않는 일 만큼 초조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역부터 몸에 밴 현장에서 기다림에 익숙했던 걸까. 그는 "스스로 모니터링할 기회가 줄어들다 보니, 그전에 촬영해 둔 걸 보면서 지금 연기를 수정하는 기회로 삼았다. 감독님은 영화 스승, 아버지 같은 존재셨는데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 생각해서 불안하지 않았다"며 "감독님이 후반 작업 때도 많이 불러주셨다. 최근까지도 그 작업을 하신 걸로 안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전반적인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저에게는 불안한 시간이 아니었다.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는데 시나리오 작업부터 하면 정말 오래 걸리는 걸 알게 되었다"라고 의연하게 답했다.
완서 역을 따내기 위해 오디션 현장에서 발차기를 선보였다며 웃으며 말했다. "세 차례 오디션을 봤다. <괴물>의 변희봉 선생님의 대사가 적힌 대본을 받았는데 대체 무슨 역할인지 몹시 궁금했다. 막상 대본을 받아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간절해졌다. 발차기는 오디션장에 액션 감독님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인생 최대의 발차기를 해봤던 거 같다. 미트(발차기 도구)가 조금씩 위로 올라갈 때마다 한계를 느끼긴 했지만 지금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부연했다.
영화 속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며 현재 5kg 정도 감량했다고 살짝 귀띔했다. 아이돌같이 통통 튀고 해사한 얼굴로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완서 그 자체였다. 해본 적 없는 코미디, 액션 영역에 발 들인 만큼 <하이파이브>는 성인 연기자가 되는 길을 열어 준 작품이라며 마음껏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