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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영리해진 '정직한 후보2'... 시사 프로보다 더 과감했다
2022-10-04 15:21:20
하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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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정직한 후보>를 봤을 당시 세 가지 사실에 놀랐다. 첫째, 라미란이란 배우를 원톱인 여성 정치인 캐릭터로 내세운 점. 과감했다. 기록적 시청률을 기록한 <응답하라 1988>로 경력의 정점을 찍은 이 연기 잘하는 여성 배우를 원톱으로 캐스팅하는 파격은 관객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둘째, 할머니의 저주 혹은 축복으로 인해 '진실의 주둥이'로 거듭나는 판타지 설정. 한국영화에서 가장 약한 고리 혹은 우리 관객들이 꽤나 거북스러워하는 것이 바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와 같은 설정이다. 거짓말을 일삼던 주상숙(라미란)이 진실의 주둥이로 거듭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는 이러한 설정이야말로 <정직한 후보>의 가장 큰 미덕이자 이를 관객들이 용인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놀라움을 안겨 준다.

셋째, 근사한 정치 코미디 프랜차이즈의 출발. 한국은 분명 '정치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영화, 정치코미디는 환영받지 못했다. 영화가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는 다이나믹 코리아의 일면이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존재했다.

<정직한 후보>는 '진실의 주둥이'라는 블랙 코미디와 같은 단단한 설정 하나만으로 한국 정치코미디의 약점들을 간단히 뛰어 넘어버린다. 일종의 '안티 히어로'인 주상숙이 당하고 조롱받고 당혹스러워하는 장면들의 연쇄가 현실 정치를 조소하게 만드는 강력한 재미를 유도하는 것이다.

단 2년 만이다. '부패 정치인, 거짓말을 금지 당하고 진실만 말하게 변모하다'라는 이 강력한 한줄 요약이야말로 <정직한 후보>가 비교적 단시간 안에 속편을 제작하게 만든 원동력이었을 터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즈음 개봉, 150만이란 출중한 성적을 올렸던 이 정치 코미디의 성공은 유독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한국 코미디 장르의 부활의 신호탄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코로나19의 힘이 약해지고 일상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있는 2022년 9월 28일, <정직한 후보2>가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전편으로 쳥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라미란을 위시해 김무열, 윤경호 등 전편의 용사들이 무사 귀환했고, 장유정 감독 역시 재차 메가폰을 잡았다. 놀랍게도, <정직한 후보2>는 스스로가 속편이라는 포지션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영리한 전개를 선보이는 작품이었다.

영화 속 미덕들

적잖게 놀랐다. <정직한 후보2> 초반부가 사건을 전개시키는 속도감과 호흡에. 고향 강원도에서 생선 손질하며 말 그대로 '초야'에 묻혀있던 주상숙이 다시 정계에 복귀하기까지를 그리는 도입부 호흡은 그 경쾌함과 간결함의 속도가 최근 여느 한국영화와 비교해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속도감이 다가 아니다. 주상숙을 중심으로 여성 캐릭터가 강조되는 한국 상업영화 주변에 항상 등장하기 마련인 무능한 남편 봉만식이나 언어의 연금술사라 부를 만한 얄미운 시누이 봉만숙(박진주)의 소개 이후, 갖가지 영화적 효과로 사건을 전개시키는 연출력이 코미디 영화로서의 출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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