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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칼럼] 이재명 대통령, 윤석열과는 달랐다
2025-06-06 06:35:10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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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날 일정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야당 대표들과의 오찬이다. 당선 전에 행사를 잡았을 리는 없으니 꽤 기민하게 움직인 셈이다. 격식이나 의제 따위는 제쳐놓고 일단 빨리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천하람 대표도, 김용태 대표도 제가 잘 모시겠다. 자주 뵙길 바란다"고 손을 내민 것도 신선해보였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 낯선 광경으로 다가온 것 자체가 우리 정치의 기형적 모습을 환기시킨다.

윤석열은 제1야당 대표 이재명을 만나는데 2년이 걸렸다. 그것도 총선에서 참패한 뒤 뭐라도 해야겠기에 '억지춘향' 격으로 자리를 만들었다. 식사를 함께 하는 것도 꺼려서인지 찻잔만 덩그러니 놓인 자리였다. '반체제 세력'이자 정적인 야당과 얼굴을 마주하기도 싫었던 걸까. 그런 과대망상이 자가발전해 야당을 말살하려한 게 바로 12·3 비상계엄이다. 돈키호테가 풍차를 적으로 착각해 돌진하다 제풀에 꺾인 모습 그대로다.

윤석열 정부에서 정치란 아예 없었다. 한덕수 총리는 윤석열을 따라한다고 야당과 사사건건 싸우다 '버럭총리'란 별명을 얻었고, 용산 비서실장들은 만사 제쳐놓고 윤석열 심기경호하느라 바빴다. 대통령이나 부하들이나 국정을 챙기기도 부족한 시간에 야당을 어떻게 혼찌검을 낼지 골몰했으니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리 만무했다.

이 대통령이 다선의 국회의원을 총리와 비서실장에 인선한 이유는 정치를 복원하자는 뜻이 포함됐을 것이다. 윤석열이 내각과 대통령실 상당수를 검사와 관료 출신들로 채운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에 익숙한 인물들을 기용해 윤석열이 무너뜨린 정치를 국정 운영의 중심에 놓겠다는 의도다. "전쟁 같은 정치가 아니라 서로 대화하고 인정하는 정치가 되기를 바란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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