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펨코만 보면서 이준석 선택? 이걸 읽어보세요
2025-06-05 09:18:01
이하나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이준석을 지지하는 그 마음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10%를 넘길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제21대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그의 행보를 유의깊게 봤다. 3차 토론회 이후 그나마 있던 일말의 기대를 깡그리 걷었지만 이준석을 미워하는 것만으로 그를 지지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는 없다. 그의 지지세력에 펨코유저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준석과 국민의힘은 젊은층에서 꽤 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중년 사이에서도 굳건하고 단단한 지지층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지지는 민주당과 이재명이 싫어서 시작했다고 본다. 2030으로 뭉뚱그려 재단하는 세대론의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왜 4050과 다른 경향을 나타내는가에 대해 질문해볼 수는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은 2007년생. 1996년생까지를 20대로 보고, 1995년부터 1986년생까지를 30대로 보자. 30대는 10대 때, 또는 그보다 어릴 때 IMF를 겪었다. 가정이 풍비박산나거나 주변이 박살난 것을 어렴풋이 기억할 것이다. 사회를 지배한 무력한 기운을 가득 느꼈을 것이다. 이들은 성장 후에 불확실성에 투자하지 않는다. 부동산 임장을 다니고 코인과 주식에 더 관심이 높은 것은 현재를 유지하거나 조금은 더 올라가야한다는 의지다. 무슨 대단한 부를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노동소득으로 이 나라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은 것 뿐이다.

30대 후반은 IMF구제금융에서 인생을 시작했고 2002년 월드컵과 노무현에 대한 희미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20대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박근혜 탄핵을 지켜봤으며 이태원 참사도 가까이서 겪은 세대다. 박근혜 탄핵심판이 있던 2017년 3월 10일, 각 학교에서는 박근혜 탄핵장면을 함께 봤다. 기뻐 날뛰는 남고생들의 영상이 여러 번 회자되었다. 그때 초중고등학교에 다녔던 이들이 지금 20대다. 지금의 20대들이 학교를 다니던 시절은 진보교육감이 각지에 자리잡았고, 경기도의 경우 민주시민교육을 받았으며 창의적 체험활동과 모둠활동에 익숙한 세대다. 시험을 많이 보지 않았고 무상급식을 제공받았고 청소년후기에는 교복지원도 받았다.

이들의 부모세대는 책으로 육아를 배웠고, 이후 TV 프로그램에서 육아컨설팅을 받았다. 가장 풍요로운 문화적 혜택을 받았다는 X세대가 이들의 부모세대다. 진보적이고 진취적이며, 낭만적이고 낙관적이며 시끄러운 세대다. 30대는 IMF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20대는 이전과 다른 교육을 받은 세대다. 이들은 분명히 구분되는 지점이 있다.

어린시절 차별 받았다 기억하는 남학생들


20대 중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경기도 20대 청년의 생애를 상상해본다. 이들은 진보교육감이 바꿔낸 학교에서 사회를 시작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지나 학교에 갔다. 1학년이 되자마자 남녀학생의 행동은 분명 구분된다. 글자를 다 떼고 들어왔지만 학교 수업에 충실하게 임하는 것은 여학생이고, 남학생들은 아무래도 오래 앉아 있는 일이 힘들다(물론 모든 남학생, 여학생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여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우위를 선점한다. 교사는 90%가 여성이다. 학교는 가만히 있어야 하는 곳이고 여성중심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엘리트 모범생으로 교사직종에 안착한 사람들이 남학생들을 이해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한 직장 내에 90%가 여성이라는 것은 불균형을 낳는다. 남녀차별없이 키운다고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여학생은 생활체육으로, 남학생은 축구부로 묶인다. 다수가 태권도를 다니고 태권도가 아이들의 방과후 보육을 담당한다. 아이들이 어른 남성을 발견하는 곳은 태권도학원일 가능성이 크다. 상당수 태권도학원에서는 남성성을 강조하고 태권도 유단자가 되면 군대에서 휴가를 자주 나올 수 있다는 가르침을 받기도 한다. 그들 중엔 충효를 강조하는 이들이 많고, 어버이날 부모에게 편지를 쓰게 한기도 한다.

학교에 갔더니 남학생은 화장실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다. 충격적이다. 나는 왜 오줌싸는 것을 남에게 보여줘야 하나. 여학생들은 모두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데.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는 것도 곤욕이다.

여학생들은 언어가 빨리 발달하고 체격도 훨씬 크다. 대부분 4학년까지의 학급회장은 여학생이고 공부도 우위다. 남학생들이 회장단에 진출하는 건 대체로 5학년부터다. 그때쯤 되면 남녀의 학업수행능력이 비슷해진다. 이미 4학년 전에 남학생들은 불평등을 경험한다. 학교에서는 칭찬받기 어렵고 단정하지 못한 품행을 늘 지적받는다. 남학생들은 아주 어린 시절에 차별을 받았다고 오랫동안 기억한다. 자기 인생의 팔할이 구박받은 기억인 셈이다.

5학년이 넘어가면 무리를 짓거나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의 갈등이 심화된다. 구박받던 '코찔찔이'가 키가 커지면서 반항하는 모양새로 보인다. 6학년쯤 되면 남여가 서로 말을 안 할 지경이 된다. 사춘기가 빨라지는 것도 있고 이들이 습득하는 정보의 경로가 달라져 있다. 여학생들은 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트를 수집하고 관계망을 형성한다. 남학생들은 가장 화날 때는 게임하다 접속이 끊겼을 때, 가장 좌절할 때는 게임에서 졌을 때라고 대답할 정도로 게임에 몰입한다. 그 주변부에 네이버웹툰과 유튜브가 있다.

남녀 모두 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압축해서 놀 수 있는 미디어를 활용하게 된다. 나는 초등학교 미디어수업을 진행하면서 여학생들은 관심과 애정에 더 집중하며 관계망을 형성해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남학생도 게임으로 친구와 동료를 만들며 동지애를 갖고 존재를 확인한다는 생각을 했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가 되면 부모들이 먼저 걱정한다. 남학생은 성적으로 여학생을 이길 수 없다며 남자 중학교를 찾아 이사를 하는 아들 부모들도 많이 보게 된다. 우리동네는 학군상 당연히 남자중학교를 가는 곳이었는데 그 남중을 보내려고 이사를 오는 가족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대학입시를 염두에 두는 양육자들은 딸일 경우 공학을 선호하고 아들일 경우 남중을 선호한다.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