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가을 초입, 꽃무릇 보려고 여기까지 갔네요
2022-10-04 14:31:05
염정금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대문을 타고 오르던 콩줄기마다 하얀 콩꽃이 화들짝 일었다. 꽃 진 자리마다 길죽한 콩까투리가 매달리며 가을 수확을 예고한다. 태풍 지나간 들녘도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이 풍년을 예고한다.

군산 문해 참관 여행, 지송회 모임, 2박 3일 캠핑까지 연달아 잡혀 난감했다. 하지만 모두 제치고 먼저 예약한 캠핑을 선택했다.

지난 9월 23일 오전 9시 고창 선운사로 향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었지만 잎과 꽃이 서로 만날 수 없는 운명의 꽃, 꽃무릇의 오열을 놓칠 수 없어서이다.

가는 도중 함평 천지 휴게소에서 점심으로 몽글몽글한 순두부 찌개를 먹고 선운사로 향했다. 1시 무렵, 선운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중이라 사람들이 없을 거란 생각을 여지없이 깨듯 주차장엔 관광차 및 승용차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선운사 산책로 벤치에 앉아 함께 합류할 고모를 기다렸다. 피크를 지나 시들어가거나 관광객들에 밟혀 누운 꽃무릇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햇살 밝은 곳에는 별리의 서러움 토하는 꽃무릇의 오열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일까. 가을 햇살 내린 선운사 진입로는 붉디붉은 꽃무릇으로 덧칠되어 오는 이의 시선과 발목을 잡았다.

2시 조금 지나서야 도착한 고모와 선운사로 향했다. 꽃무릇 별리의 붉음에 가슴 저미며 가는 길, 간간이 떨어져 짓뭉개진 은행의 구린내가 감흥을 흐트려 놓기도 했지만 늘 찾는 선운사의 숲길은 애잔함 속의 편안함이 함께 하여 좋았다.

선운사에 도착하니 대웅전 보수공사 중 그 앞에 우뚝 세워진 목조 건축물에 시선이 갔다. '저게 무엇일까? 보수하는 대웅전 일부를 제작해 옮겨가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며 가까이 가보니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 한국건축기술인 양성사업단이 직접 제작한 대웅전 5번 기둥이었다. 못 하나 박지 않고도 나무와 나무가 서로 어긋나게 물리는 걸 보여준다.

오후 4시가 되자 선운사를 벗어나 예약한 부안 고사포 캠핑장으로 향했다. 캠핑장은 예상을 뒤엎듯 먼저 온 사람들이 많았다.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