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관련) 허심탄회한 토론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합의를 하지는 못했다." -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11년 만에 만난 여야 대표는 당초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겨서 이야기를 나눴다. 당초 없을 것이라고 했던 '독대' 시간도 추가로 가지며 두 사람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여야 이견이 큰 사안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는 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만나 양당 정책위원회 의장, 수석대변인과 함께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두 사람 모두 약속된 시간을 훌쩍 넘겨가며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공개발언을 했던 만큼, 이날 회동 역시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였다(관련 기사: "판결 불복 빌드업" vs."해병대 특검 결단" 한방씩 주고받은 한동훈-이재명 ).
두 사람이 회담장으로 들어간 게 2시 30분께였고, 두 사람만의 독대까지 마치고 밖으로 나온 건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배석자 없이 만난 시간까지 합하면 150분 가까이 대화를 한 셈이다. 양당 대표는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서로 인사한 후 헤어졌다.
채상병 특검법은 합의 실패, 금투세는 논의 계속 하기로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이날 회담 결과 브리핑에 나섰다. 양당이 공개한 '공동 발표문'에는 8가지 합의사항이 기재됐다.
8항에 걸친 합의는 ▲양당의 민생공통 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 운영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협의 ▲의료사태 관련 추석연휴 응급 의료체계 구축에 만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 국회 차원의 대책 협의 ▲반도체·AI 산업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위한 지원방안 적극 논의 ▲가계·소상공인 부채 부담 완화하기 위한 지원방안 적극 강구 ▲저출생 대책 일환으로 맞벌이 부부의 육아휴직 기간 연장 등 육아휴직 확대 위한 입법 과제 신속 추진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 심각성 같이하고 처벌·제재·예방 제도적 보완 방안 신속 추진 ▲정당 정치 활성화 위해 지구당 부활 문제 적극 협의 등이었다.
공동 협의기구를 구성하기로 한 점이나, 양당의 민감한 문제인 금투세 관련 검토에 들어가기로 한 점, 국회 차원의 의료사태 대책 협의에 나서기로 한 부분 등은 나름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합의의 틀이 구체적이지 않고, 가장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