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흐렸던 10일 토요일, 아이들과 집에서 멀지 않은, 1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발견한 장소가 시화나래공원이었다.
시화나래공원은 시흥과 대부도를 잇는 시화 방조제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방조제 중간에 자리한 공원이라니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직접 가서 보니 시원하게 뻗어 있는 시화 방조제와 그 일부 구간에서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소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원의 존재가 매우 의미 있게 느껴졌다.
시화 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조제(33.9km) 다음으로 긴, 우리나라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형 방조제이다. 12.7km 길이의 방조제에 설치된 해상공원에는 휴게소, 시화나래 달전망대, 카페, 레스토랑 등이 있다. 공원은 널찍하고, 다양한 조형물과 그네형 벤치, 꽃밭 등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둘러볼 수 있다.
흐린 날씨에 거세게 출렁이는 파도 너머로 고요히 자리 잡은 작은 섬이 보인다. 큰가리섬이다. 썰물 때가 되면 섬 주변은 갯벌 바닥을 드러내지만, 이날은 밀물이라 파도가 섬의 바위 절벽을 세차게 때리고 있었다. 자연의 힘이 느껴지는 그 장면을 한동안 바라보자 머릿속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갈매기들과 어우러진 풍경 곳곳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