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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스마트폰으로 찍었다고 하면 놀라는 사진 보러 오세요
2025-05-11 19:16:27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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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으로 40년 동안 근무하다 올해 말 퇴직을 앞두고 있다. 틈나는 대로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글을 써서 <오마이뉴스>에 실었다. 이들을 한데 모아 깁고 다듬어 책 두 권을 잇달아 펴냈다. 출간을 기념하여 '사진을 읽고 붓글을 보다'라는 주제로 대전 한국조폐공사 화폐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13일부터 25일까지(오전 10시~ 오후 5시) 개인전을 연다.


아호를 받다

전시를 앞두고 붓글 선생이 전각을 새겨 주겠다며 아호를 물었다. 급한 마음에 서당 훈장으로 지내는 친구에게 연락했다. 보름쯤 지나 해촌(海村)이라는 호와 그 뜻을 담은 호기(號記)를 받았다.


친구는 한학과 국악에 정통한 선비다. 그가 지은 한시를 읽으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가 부는 단소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풍류에 젖어 들고, 그가 하는 논어 강독에 참석하면 생각이 더욱더 깊어진다.

호기에서 그는 "吾故舊中 有鄭名朝甫 工學博士而好古學 善作文 嗜游藝者也 自成童以後 遠去鄕井 遊學於大處 成就學問 業廣於寰宇 而以切切思鄕之心 刊案內珍島之書也 (나의 옛벗 가운데 정명조 보가 있는데 공학박사이면서 옛 학문을 좋아하고 글을 잘 짓고 예술에 노닐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성동 이후로 멀리 고향을 떠나 큰 도시에 유학하여 학문을 성취하고 업을 세상에 넓혔는데, 고향을 생각하는 절절한 마음으로 진도를 안내하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라고 나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름을 높일 때 고향에서 취하는 옛사람의 한 방법에 따라 "고향 마을 이름인 해창리에서 취하여 해촌으로 호를 지었다"라고 했다.

또 "吾嘗見吾友之寬如海 而如其顔色也不蹙而愉愉 其辭氣也不怒而溫溫 其持身也不苟而信信 吾友如此氣像 稟受浩浩巨海 是海生吾友 海育吾友 自在平生懷海 故也 (나는 일찍이 내 벗의 너그러움이 바다와 같은 것을 보았는데, 그 안색은 찡그리지 않고 부드러우며, 그 말씨는 성내지 않고 온화하며, 그 몸가짐은 구차하지 않고 유연한 것 같은 것이었다. 내 벗의 이와 같은 기상은 넓고 넓은 큰 바다에서 받은 것이니, 바로 바다가 나의 벗을 낳았고 바다가 나의 벗을 길러 저절로 평소 바다를 그리워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에는 "吾友兮 以是日益崇德廣業 至望至望 (나의 벗이여! 이를 바탕으로 날로 더욱 덕을 높이고 업을 넓히기를 지극히 바란다)"라며 호기를 맺었다. 바다 같은 마음으로 남은 삶을 살아야 할 까닭을 친구가 일러 주었다.

사진을 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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