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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위축된 건 사실, 봉준호·박찬욱 잇는 감독 안 보여"
2025-05-09 17:09:32
이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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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4회를 맞이한 로테르담영화제는 전 세계 독립영화의 산실이자, 유럽권을 대표하는 영화제 중 하나다. 한국을 비롯 세계 곳곳에서 영화 산업 위기론이 불거진 가운데 영화제의 역할론 또한 대두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중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세계 주요 영화제 스태프들을 만나 위기론에 대한 인식과 해법, 현황을 짚어 보았다. 그 첫 대상은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선정위원인 미셸 캐리다. 지난 5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영화의 거리 인근 카페에서 미셸 캐리를 만났다.

"OTT 플랫폼 확대, 영화 제작자들 긴장해야"


미셸 캐리는 칸영화제 감독주간 선정위원(2010-2018), 호주 멜버른국제영화제 위원장(2011-2018)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20년부터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선정위원, 그리고 뉴욕영화제와 로스앤젤레스영화제 자문을 맡고 있다. 또한 전세계 젊은 영화인들을 위한 인큐베이팅 행사인 베를린영화제의 탈렌트 캠퍼스 멘토로도 활동 중이다. 영화 산업 위기론을 인식하고 있는지 묻는 기자 말에 그는 "그럼에도 여러 영화제들이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오고 있다"며 긍정론을 펼쳤다.

"영화산업이란 게 굉장히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그래서 하나로 딱 묶기엔 어렵다는 생각이 있는데 전 세계 영화제들은 물론 재원 마련 측면이 어려운 건 맞지만 분명 20년전보다 훨씬 인기가 많아졌다. 할리우드 쪽에선 유명 제작사나 프로듀서가 아닌 이상 확실히 산업이 어려워지긴 했다더라. 내 생각엔 여전히 세계적으로 보면 다양하면서도 좋은 영화들이 많고 그런 영화들이 주목받는 시기라고 본다."

그의 말처럼 로테르담영화제는 지난 20년간 인지도를 높여왔다. 조직은 크게 극영화 위원회와 다큐멘터리 위원회로 나뉘어 있고 총 10명의 선정위원이 권역별로 담당을 나눠 세계 각국의 영화를 수급한다. 특히 자국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주요 국가들의 독립예술영화에 주목하고 이들을 주요하게 소개하면서 독립대안적 성격을 강하게 가져왔다. 미셸 캐리는 "여러 좋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다른 영화제와 달라 65분 미만 중단편 영화 부문을 비중 있게 두고 있다는 게 차별점 중 하나"라며 설명을 이었다.

"다른 영화제들은 단편 영화를 조금 옆으로 밀쳐 놓는 경향이 있는데 우린 장편 영화만큼 중요하게 여긴다. 이 부문에서 신진 영화인들이 많이 발굴될 수 있다는 생각이거든. 장편에서도 신진 작가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타이거상 같은 경우 처음 혹은 두 번째 장편 영화를 만든 감독이 대상이거든. 그리고 회고전도 강한 편인데, 거장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면모를 발굴하려 하는 게 우리 영화제의 차별점이라 본다."

물론 아주 직면한 과제가 없는 건 아니다. OTT 플랫폼 성장 및 드라마 산업의 확대로 네덜란드에서도 신진 창작자들이 영화보다는 드라마 쪽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게 미셸 캐리의 전언이었다. 이에 따라 로테르담영화제도 과거에 비해 보다 상업적이고 대중적 작품의 초청 비중도 높아지고 있었다.

"영화 학교들과 얘길해보면 학생들이 TV 플랫폼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장기적으론 영화 위기론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영화제로써 역할은 여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런 경향은 창작자들의 선택이라기보단 제작사나 투자사들이 주도하는 게 있거든. 영화감독들은 여전히 영화를 더 좋아하고 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걸 선호하는데 이들을 발탁하고 산업에 연계하는 제작사 쪽에선 OTT 플랫폼으로 끌고 가려는 게 영향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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