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만년 최하위 한화 이글스, 단독 1위 오른 비결 세 가지
2025-05-09 21:02:41
양형석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물론 엎치락뒤치락하는 치열한 순위 경쟁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야구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시즌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1982년부터 작년까지 KBO리그의 43년 역사에서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한 팀은 2022년의 SSG 랜더스가 유일했다.

2023년 통합 우승팀 LG 트윈스는 올해 개막 7연승을 내달리는 등 한 달 넘도록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요니 치리노스와 손주영,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임찬규, 송승기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워낙 견고했고 타선 역시 빈틈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LG는 에르난데스의 부상과 타선의 침묵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두산 베어스와의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1승2패를 기록하며 개막 후 처음으로 2위로 떨어졌다.

LG가 내려온 선두 자리에 올라선 팀은 다름 아닌 한화 이글스다. 야구팬들이 한화의 선두 등극에 놀라는 이유는 한화가 2008년부터 작년까지 17년 동안 무려 8번의 최하위를 포함에 가을야구에 1번밖에 가지 못한 KBO리그의 대표적인 약체 구단이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전에도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던 한화에 대체 무슨 일이 생겼길래 한화는 올 시즌 모든 팀이 꺼리는 강팀이 될 수 있었을까.

강팀 한화의 비밀


17년 간 최하위만 8번을 기록하던 시절 한화를 부르는 불명예스러운 닉네임 중 하나는 바로 '감독들의 무덤'이었다. 실제로 한화는 2009년 김인식 감독이 사임한 후 정식 감독만 6명이 거쳐 갔지만 2018년의 한용덕 감독을 제외하면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감독이 없었다. '명장'으로 불리던 김응용 감독과 김성근 감독은 물론이고 외국인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한화를 강팀으로 만들지 못했다.

그러던 지난해 6월 최원호 감독의 후임으로 두산과 NC 다이노스를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이 부임했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 3회, NC 시절 1회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는 등 KBO리그 감독 생활 14년 동안 10번이나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던 검증된 감독이다. 하지만 그토록 많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음에도 정작 한국시리즈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는 아픈 기억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한화는 작년 김경문 감독이 이끌었던 87경기에서 42승1무44패를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은 무너지던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았지만 한화는 최하위에서 단 2계단을 올라간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경문 감독은 작년 시즌이 끝나고 구단으로부터 FA 투수 엄상백과 유격수 심우준을 선물 받았고 올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을 이겨내고 만년 약체 한화를 최근 23경기에서 20승을 따내는 강팀으로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은 뉴욕 양키스의 유망주 1위 출신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 대신 174cm의 3년 차 유틸리티 자원 문현빈을 과감하게 3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그리고 문현빈은 올 시즌 타율 .305 6홈런20타점15득점6도루로 활약하며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첫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6.89로 부진했던 라이언 와이스도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5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4월 30일 LG전에서는 백업포수 허인서에게 948일 만에 1군 타석에 설 기회를 주는 '낭만야구'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다고 김경문 감독이 언제나 고집스러운 '믿음의 야구'로 일관하는 것은 아니다. 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20.25로 무너진 주현상 대신 마무리를 과감하게 김서현으로 교체했고 지난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견제사를 당한 문현빈을 질책성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