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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숲 만들기의 허상… 실질적 생태 복원은 실종됐다"
2025-05-09 16:20:33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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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한국수산자원공단과 일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은 '바다식목일'을 맞아 전국의 동·서·남해와 제주 해역에서 바다 생태계 보호를 위한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이 행사는 해양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보전 의식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바다식목일'은 2012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으며, 2013년 제주에서 첫 공식 행사를 한 뒤 매년 기념일 행사를 하고 있다.

형식에 머문 바다식목일, 실질적 효과는?


올해로 13회를 맞은 바다식목일 기념행사가 5월 9일, 경남 통영시 한산대첩광장에서 '바다숲이 들려주는 생명의 이야기'를 주제로 열렸다. 현장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지만, 행사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행사가 형식에 치우쳐 있으며, 실제 해양 생태 복원과의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동원된 어업인, 공무원, 학생 등 제한된 인원만 참여하면서 행사 내용과 성과가 국민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행사 프로그램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통영시 화삼리 일대의 잘피숲 복원을 목적으로 진행된 '잘피 이식 퍼포먼스'는 황토와 결합한 잘피 모종을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실제 해양 생태계 복원과는 효과적으로 연계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어민은 "우리 같은 어민들이 바다숲 조성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어디에 어떤 해조류를 심는지, 그게 수산 자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려주고,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면 관심도 더 커질 겁니다. 이제는 어민들 목소리도 좀 귀 기울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야말로 바다 생태계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이니까요"하고 불만을 제기한다.

양양에서 수산업에 종사하는 김영화씨 역시 "2016년 양양 수산항에서 바다식목일 행사를 할 때만 해도 바다숲 조성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해가 갈수록 행사의 의미가 퇴색하고 이제는 언제 행사가 열렸는지도 모를 지경"이라며 특히 이번 행사에 강원도 동해안은 아예 빠져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연의 리듬 무시한 복원"… 오히려 해조류 죽이는 식재


"해조류의 성숙기인 5월 10일에 맞춰 바다식목일을 지정한 배경에는, 눈에 띄는 단기적 성과를 중시한 보여주기식 접근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제는 퍼포먼스에 치우친 행사가 아닌,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을 되살리기 위한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복원 정책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전문가들은 바다식목일이 형식적인 행사를 넘어, 실질적인 해양 생태 복원의 날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물 다양성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식재, 장기적인 사후관리, 어민과 시민이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역별 생태 조사와 이에 기반한 복원 계획 수립이 선행돼야 하며 포자 채취 시기, 수온, 해저 지형 등 기초 환경 조건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바다숲 조성은 단순한 '녹색사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조류 이식과 조사를 전문으로 한 업체대표는 해조류 식재 시기를 고려하지 않는 현재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해조류는 종류마다 포자 방출 시기가 다르고, 해역별로 적합한 종이 따로 있기 때문에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식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부분의 해조류가 5월이면 생장을 마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심는 것은 생태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퍼포먼스는 많고, 실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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