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장애인은 주당 약 180파운드(한 달 약 120만 원)를 정부에서 지급받는다. 그리고 장애 정도에 따라 차량제공, 무료 자동차 정비, 무료 주차 배지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해 준다. 그 외에도 장애정도에 따라 정부에서 운전 가능한 파트타임 또는 24시간 풀타임 요양보호사를 무료로 제공해 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동네에서 산책이나 쇼핑 또는 카페를 가면 장애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법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들이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면 양보해 주는 시민들이 많다. 아니면 아예 새로운 계산대를 열어주는 친절한 슈퍼마켓 직원들도 많다.
장애인 사회복지 혜택에 대해 영국인들은 조세저항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이유는 '아무도 장애를 선택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니까' 또는 '내 아들이나 딸이 장애인으로 태어났거나, 교통사고로 내가 곧 장애인이 될 수 있으니까' 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35년 전 영국에 처음 와서 받은 '문화충격' 중의 하나는 대화를 하다가 자녀나 형제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을 아무 꺼리김이 없이 내게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체면을 차리지 않고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문화라고 할까?
한편, 한국의 장애인 연금은 월 30만 원대다. 서울에서 이걸로 생활하려면, 휠체어로 북한산을 오르라는 수준이다. 물론 정부에서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은 여전히 만능카드처럼 쓰인다.
장애우? 장애인? 용어 하나에도 담긴 인식의 차이
한국에서는 '장애인'과 '장애우(障碍友)'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계속된다. '장애우'는 '장애를 가진 우리의 친구'라는 따뜻한 뜻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온정주의적 시선이 담겼다는 비판도 있다. 반면 '장애인'이라는 표현은 객관적이지만 때때로 거리감이 느껴진다.
영국에서는 'disabled person'을 주로 사용한다. '장애(disability)'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만든 장벽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한 영국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장애가 있는 게 아니라, 사회에 의해 장애인이(disabled)된 거야." 우리말로 바꾸자면, "내가 불편한 게 아니라, 네가 나를 불편하게 만든 거야"라는 뉘앙스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