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책 장 한 칸을 가득 채운 책이 있습니다. 1993년 발간된 이래로 인문학 서적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100만 부가 판매된 스테디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입니다.
이 책과 처음 만났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바뀐 첫 세대인 제가 고 3때 갑자기 독서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매일 책 한 권씩 읽었습니다. 꾸역꾸역 숙제처럼 책을 읽고 간단한 독서 감상문을 썼었는데 숙제처럼 하던 독서와 글쓰기로 지쳐가던 제게 정말 한 줄기의 빛과도 같았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유산 관련 책들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 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선입견 '왜 우리나라의 유물은 다른 나라에 비해 단순할까?' '왜 우리나라의 건축물들은 서양의 그 것처럼 아름답지 않은가?' 등을 깨고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일으켜 줬습니다.
입시를 치르고 대학을 가고 취직, 결혼, 출산, 육아를 거치는 세월을 지내는 동안 제 책장에도 1권부터 차곡차곡 쌓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벌써 10권째가 됐습니다. 제 인생 가장 소중한 책이 됐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