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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 잃자 행복해졌다... '눈물의 여왕'이 준 교훈
2024-04-20 11:43:15
송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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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드라마를 즐겨보는 이유는 그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보다 호흡이 긴 드라마는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 관계의 변화를 꽤 세밀하게 묘사한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실제 삶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들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최근 화제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 <눈물의 여왕>도 그런 드라마 중 하나다.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주인공 해인(김지원)-현우(김수현) 커플뿐 아니라 이들의 주변 인물들까지-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크게 변화한다. 해인의 가족들인 어머니 선화(나영희)와 동생 수철(곽동연) 그리고 그의 아내 다혜(이주빈)가 특히 그러한데 이들의 변화로 해인의 가족들은 친밀해지고 있다. 반면, 원하던 것을 모두 갖게 된 슬희(이미숙)-은성(박성훈) 모자는 목표를 이룬 후 오히려 더 관계가 악화되고, 결국엔 서로가 적이 된다.

왜 모든 것을 잃은 해인 가족은 단란해지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한 슬희와 은성 모자는 더 멀어진 걸까. 나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각자의 매몰된 마음에서 빠져 나왔는지의 여부가 두 가족의 차이를 만들어 냈다 생각한다. 이 마음들에 대해 살펴본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난 선화

해인의 가족들은 상실의 아픔을 안고 살아왔다. 해인이 어렸을 때 해인과 함께 바다에 갔던 해인의 오빠는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 아마도 이 커다란 슬픔은 가족 전체를 관통하고 있었을 것이다.

특히, 이에 큰 영향을 받은 인물이 바로 해인의 엄마인 선화다. 선화는 죽은 아들에 대한 슬픔을 살아남은 해인에 대한 미움으로 치환한다. 혼자서 살아 돌아온 해인을 "너는 뭐든 혼자서도 잘하는 아이"라며 돌보지 않는다. 그리고 막내아들 수철에게는 장남에 대한 애정까지 보태 과한 돌봄을 제공한다. 즉, 아이를 잃은 슬픔에 매몰된 채 그 감정들을 다른 자녀에게 투사하며 살아온 것이다. 그 결과 해인은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뭐든 혼자 해결하며 외로워하고, 수철은 뭐든 다 해주는 어머니에게 의존해 무력감을 학습한다.

이렇게 닫혀버린 선화의 마음에 돌을 던진 건 해인의 시한부 선고다. 11회 해인의 병에 대해 알게 된 선화는 해인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도 선뜻 해인을 보러 가지 못한다. 그리곤 병원 비상계단에 앉아 이렇게 말하며 오열한다.

"참 한심하지. 내 마음이 힘들고 지옥이라고 그걸 내 새끼한테 풀다니. 그 어린 게 손을 내밀 때마다 안 잡아줬어."

이는 마침내 선화가 매몰되어 있던 슬픔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대사였다. 그러자 선화는 자신이 해인을 몹시 사랑해왔음을 깨닫는다. 또한, 해인에게 살가운 말을 건네고 건강에 좋은 식단을 준비해보려 하는 등 행동으로도 이 마음을 실천한다. 덕분에 해인의 가족은 12회 해인의 말처럼 "부모 형제도 알아보고 친해져"간다.

무력감에서 빠져나온 수철과 욕망에서 벗어난 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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