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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 현장, 산림청 헬기가 물 뿌린 후 벌어진 끔찍한 일
2025-05-09 13:23:05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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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5월 9일 오후 1시 23분]

타타타타... 하늘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헬리콥터가 다가왔다. 불타고 있는 숲에 물을 투하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크지도 않은 불길이었는데, 물벼락을 맞은 불의 기세가 더 커졌다.


지난 3월 22일 경남 산청 산불 현장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산림청 헬기가 물을 부을수록 산불이 확산하는 기현상이 믿어지지 않았다. 혹시 어쩌다 한번 특별하게 발생한 현상을 내가 목격한 것일까? 잠시 뒤 물을 담아 온 산림청 헬기가 동일한 장소에 또 물을 투하했다. 이번에도 불길은 꺼지지 않고 다시 커졌다.


혹시나 사진 조작이라 할 수 있어 헬기의 산불 진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역시 결과는 동일했다.


영상을 자세히 보자. 헬기가 불길에 정확히 물을 투하했다. 물벼락을 맞은 불길이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더 큰 불길이 되었다. 더 놀라운 장면이 영상에 담겨 있다. 물벼락을 맞은 불길만 더 커진 것이 아니다. 새로운 불길이 좌측과 아래쪽에 만들어졌다.

헬기 산불 진화에 숨겨진 비밀이 바로 이거였다. 헬기가 산불을 끄기 위해 저공비행으로 불길에 가까이 접근하면, 헬기에서 발생하는 강한 바람인 하강풍이 불씨를 주변으로 날려 보내 불을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시켰다.

한 산불 진화 헬기 기장과 통화했다. 그는 헬기의 하강풍에 의한 산불 확산에 동의했다.

"헬기만으로 산불을 끄기 어렵다. 지상대원과 공조 체계를 갖추지 않는다면, 헬기만으로 산불을 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헬기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경사진 곳과 산 정상부 등에 집중해야 한다. 헬기가 물을 뿌린 후 지상 진화대원이 나머지 잔불을 정리해 주는 공조 체계가 이뤄지지 않고, 헬기 진화에만 너무 의존하는 현재 산불 진화 체계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산불이 다시 살아나는 동일한 장소의 헬기 진화 장면을 계속 살펴봤다. 해질 때까지 헬기가 계속 같은 작업을 반복했다. 어둠이 내리는 7시경 헬기는 철수했고, 헬기가 수없이 물을 붓던 자리는 밤새 불이 타올랐다. 헬기가 아무리 많아도 불을 끌 수 없는 현실을 본 것이다.



지상 진화대원과 공조 되지 않는 잘못된 산불 진화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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