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날, 설레는 마음으로 낙동강 감천 합수부를 찾았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이곳에선 새로운 생명들이 잉태되는 생명 축제의 현장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물새들 산란 축제가 그것이다.
이 시기 감천 합수부 모래톱은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의 산란장이 된다. 곳곳에서 녀석들이 만들어둔 산란장(알집)과 그 안에 들어앉은 앙증맞고 아름다운 물새알들을 목격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쇠제비갈매기 한 쌍이 산란을 준비하고 있는 듯 분주히 감천 합수부 하늘을 날고 있었다. 특유의 청아한 울음소리로 감천 합수부 삼각주를 가득 채우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곳 감천 합수부의 풍경이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한쪽에선 '낙동강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이란 공사를 진행중이었고, 강 건너에선 제물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4륜구동 차량을 타고 들어와 모래톱을 차바퀴로 뭉개고 있었다.
차량이 지나간 그 모래톱에 물새들의 알집이 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실제로 지난 4월 23일 필자는 그곳에서 꼬마물떼새 알둥지를 발견하기도 했다. '생태 무지 사회'의 일단을 목격한 것 같아 씁쓸했다. 관리 당국이 환경을 생각한다면, 차량 진입 금지 등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