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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 100분이 훌쩍, 관음증 공인중개사의 최후
2024-05-01 10:13:42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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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와 '가해'. 단어를 보자마자 무 자르듯 정확히 판단하고 싶은 마음이 솟는다. 대부분의 소시민은 자신이 행한 가해에는 무심하고 받은 피해에는 민감하다. 심지어는 가해를 부정하는 것을 넘어 피해를 점유해 그에 맞는 관심과 보상을 받고 싶어 한다.결국 파헤쳐야 할 맥락은 뒤엉키고 아수라장이 된 현장.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스릴러 장르의 문법으로 "그래서 누가 더 피해자인데?"라는 질문을 쫓았던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공인중개사 '구정태'는 깔끔하게 차려입고 출근해 인터넷 카페에 답변을 남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알아주는 부동산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평판'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그가 동네 사람들의 신상 정보를 훤히 꿸 정도로 사람을 관찰한다는 건 물론 비밀이다.

보는 것에서 멈추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더 심각하다. 고객이 맡긴 열쇠로 빈집에 들어가 가져가도 티 나지 않는 물건 하나를 골라 은밀하게 수집하는 걸 즐긴다. 주거 침입에 절도까지. 천진한 변요한의 연기에 깜빡 속아 넘어갈 뻔 했지만 그는 조용히 범죄를 저지르는 중이다.

구정태의 신상 데이터에 없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스릴러로 무르익는다. 편의점 소시지를 먹으며 비건 샐러드 사진을 포스팅하는,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관심'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이미지가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노인, 아동, 동물과 관련한 봉사를 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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