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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으로 가는 원웨이 티켓, 백제 금동신발
2022-07-02 19:49:36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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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인생의 무상과 허무를 표현하는 말로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간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옛 고승의 선시(禪詩)처럼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 빈 손으로 태어났으니 죽을 때도 일생 동안 모아 놓은 모든 것들을 버리고 빈 손으로 죽음을 맞는다. 그렇기에 망자들이 세상과 작별할 때 마지막으로 입는 옷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

우리에게 죽음 이후는 미지의 영역이다. 그래서일까. 동서고금의 종교와 철학은 '죽음' 그 너머의 세계를 화두로 삼고 있다. 태생적 결핍과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은 누구라도 주머니가 없는 옷을 입은 채 유순하게 죽음의 강을 건넌다.

하지만 절대적인 부와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은 '영원과 불멸'을 염원하며 이승에서 누렸던 풍요로운 삶을 저승까지도 무한하게 이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국가 왕들의 무덤에서 발견된 부장품들은 죽음이란 단순히 이승의 끝이 아니라 저승이라는 사후 세계로 가는 새로운 관문이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신석기시대 후반부터 한반도에서 발견된 부장품들은 삼국시대에 이르러 중국의 영향을 받은 탓으로 그 수량이 늘어나며 절정에 이른다. 특히 절대 권력을 가졌던 왕들의 무덤에서는 일상생활용품은 물론이며 금·은·동으로 장식된 무기·관모·장신구 등 호화로운 부장품들이 대거 발견됐다.

5세기 최고의 명품 구두, 고창 봉덕리 금동신발

삼국시대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 중에는 중국산 부장품들이 상당수 있었지만 유일하게 한반도에서만 발견된 특별한 유물이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금동신발'이다. 금동신발은 고구려·백제·신라 등 삼국시대 무덤에서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의 금속공예품이다.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일본 고분에서 출토된 유사한 형태의 신발은 우리나라에서 전래된 것들이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발견된 금동신발은 약 50여 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문화적 전성기를 누렸던 백제시대 만들어진 두 쌍의 신발이 2021년 4월 국가 보물로 지정됐다.

백제·마한지역에서는 19 쌍의 금동신발이 출토됐다. 대부분 훼손된 채로 발견되었으나 두 점은 거의 원형 상태로 수습돼 백제 고유의 문양과 공예문화의 독창성을 밝힐 수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2009년 9월.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전라북도 고창 봉덕리 고분을 조사하던 중 5세기 중반에 조성된 석실묘에서 무덤 주인공의 양쪽 발에 신겨진 신발 한 켤레가 거의 원형 상태로 출토됐다. 신발 내부에서는 직물조각과 함께 피장자의 뼈가 확인됐다.

망자의 버선발에 금동신발을 신겨서 안장한 것으로 살아 있을 때 신었던 게 아니라 장례 때 망자의 발에 신겼던 의례용으로 추정한다. 길이 32㎝. 바닥과 측면에 용, 인면조, 연꽃 등 각종 문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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