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적인 발언을 하거나 서로를 대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었어요. 가령, 교수님이 하는 말에는 모두가 다 괜찮다고 생각했고, '님'이 붙는 직업과 '님'이 붙지 않는 직업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서열, 계급, 권력을 없애기 위해 제일 먼저 활동명을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물론 자본주의 시스템하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로서 온전히 살아가는 삶을 만들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들 눈에는 힘들어 보이지만 제가 택한 즐거운 삶인 거죠.
농사도 제 에너지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텃밭을 가꾸고 있어요. 그 이상을 한다면 그건 또 다른 욕망이고 욕심이겠죠. 현재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 중 30%를 이 텃밭으로 만들고 있어요. 먹고 살기 위해 섞어짓기 방법을 사용했죠. 섞어짓기를 통해 30평의 땅도 60~70평처럼 사용할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작물들 사이에도 서로 이롭거나 해로운 작물이 있다는 거예요. 궁합이 잘 맞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작물, 자연 그리고 숲에도 궁합이 있어요.
안 맞는다고 기피하고 배제할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심으면 돼요. 그들도 저의 텃밭을 이루는 하나니까. 사람 사는 것과 똑같아요. 나랑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고 배제해 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다름을 인정하는 거죠. 섞어짓기란 저에게 '섞어서 살아가기'와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