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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가신 어머니... 이게 후회됩니다
2024-05-08 2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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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들과 딸 내외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손녀가 오는 날입니다. 아이들이 오는 건,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뵙기 위해섭니다. 어머님이 그리운 손자 손녀와 손녀사위, 증손녀를 보시며 좋아하실 것을 생각하면 벌써 설렙니다.

어머님은 2022년 구월에 구순의 연세로 요양원으로 가셨습니다. 본인이 원하셨기도 했지만, 자식들에게도 그것이 최선의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요양원을 힘들어 하셨지만 곧 적응하셔서 어머니는 요양원 생활을 즐기셨습니다. 큰 자식으로 참 다행이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러시던 어머니가 지난해 늦가을 낙상으로 늑골이 상하셨다가, 지난 이월에 두 번째 낙상하여 한편 늑골이 모두 골절되셨습니다. 한 주를 입원하시다가 요양원으로 가셨지만, 급격히 나빠지셨습니다.

이에 이르자 요양원 측에서 주사를 비롯한 의료적 처지가 가능한 요양병원으로 가실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다시 응급실에 오셨고, 거기서 요양병원으로 모셨던 겁니다. 지난 설날 식당에 걸어 들어가셔서 식사 잘 하시던 어머니가 이렇게 되실 줄은 몰랐습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차이

이렇게 지난 3월 요양병원에 가신 어머니는 위중하시다가, 사월 중순이 지나서 좋아지셔서 지난 주간에는 소변줄도 빼시고, 손수 식사도 하시게 되셨습니다. 지난 사월 초순 아들을 데리고 면회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큰아들인 저를 알아보지 못하시던 어머니께서 며느리와 손자는 단박에 아셨습니다.

비로소 저를 알아보신 어머님이 제게 이러셨습니다. '내가 무슨 죄가 많아 이러냐?' 이 말씀에 그만 먹먹해지고 말았습니다. 면회를 마치고 그날 오후 내내 눈가에 이슬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평생 고생하신 어머니가 안쓰럽고, 본향으로 가는 일이 힘든 인생이 안 쓰러워서입니다.

요양원에 계실 적에는 친히 자식들에게 전화하시고 받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는 전화를 거실 수도 받지도 못하십니다. 이제 전화는 어머니가 아닌 간호실에 해야 합니다. 요양원에서는 간식을 드릴 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요양원의 면회는 휠체어에 앉아서 하시고 외출도 하실 수 있었지만,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는 침상에 누우신 어머니를 뵈어야 합니다. 요양원에서는 용돈이 필요 하셨지만 이제 어머니는 용채가 필요 없게 되셨습니다. 이게 요양원에 계실 때와 요양병원에 계실 때의 차이입니다. 이렇게 되자 요양원에 계실 때 조석으로 전화를 드리지 못하고, 자주 뵙지 못한 게 죄송하고 후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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