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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집 살림' 황선홍 감독에게 폭탄 떠넘긴 축구협회
2024-02-28 14:37:00
이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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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惡手) 뒤에는 무리수(無理數)였다. 대한축구협회(KFA)가 또다시 위험한 결정을 내렸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제3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 뒤 브리핑을 통해, 3월 A매치 2연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임시 감독'으로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낙점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16일 2023 AFC 아시안컵 우승 실패와 대표팀 운영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이유로 독일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을 1년 만에 축구대표팀 감독직에서 전격 경질했다. 당장 다음 A매치 일정인 3월 북중미월드컵 2차예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빠른 시일 내에 후임 대표팀 감독 인선을 놓고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촉박한 시간과 상황을 감안할 때 후임 감독으로는 자연히 국내파 감독 선임에 무게가 실렸다. 특히 홍명보, 김기동, 김학범 등 K리그 현직 감독들의 대표팀 차출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K리그 팬들이 이러한 움직임에 격렬하게 반발하며 축구협회를 비판하는 여론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울산 팬들은 트럭시위까지 벌이며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현직 감독들의 차출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심상치 않은 여론에 부담을 느낀 협회는 결국 K리그 감독 차출을 포기했고, 3월 A매치는 일단 '임시 감독' 체제로 운영하는 것으로 다시 방향을 선회했다. 협회는 최종 감독 후보 3인을 놓고 논의한 끝에, 최종적으로 1순위였던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A대표팀과 임시로 겸직시킨다는 결정을 내렸다.

협회는 왜 '황선홍 카드'를 선택했을까

황선홍 감독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출신이다. '황새'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현역 시절 당대 최고의 공격수였던 황 감독은, A매치 103경기에 출전하여 50골(차범근에 이은 대한민국 역대 2위)을 넣었고, 월드컵 본선에는 무려 4회나 출장했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대한민국 역사적인 월드컵 첫 승을 이끈 폴란드전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지도자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 등에서 감독직을 역임하며 리그와 FA컵 우승 각 2회를 달성했다. 이후로는 한동안 부침을 겪으며 평가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지난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4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퍼펙트 우승'으로 대한민국의 3회 연속 금메달을 견인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황선홍 감독은 홍명보 울산 감독과 함께, 성공한 '스타플레이어 출신감독'의 대명사로 통한다.

황 감독은 예전부터 공공연하게 국가대표팀 감독이 최종 목표라는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경력이나 업적 면에서도 이미 A대표팀을 맡을만한 자격이 충분하며, 실제로 클린스만이 경질된 이후 유력한 대안중 하나로 꼽혀왔기에 이번 선임이 크게 놀라운 결정은 아니다.

협회는 왜 황선홍 카드를 선택했을까.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신임 대표팀 감독의 조건으로 ▲ 전술적 역량 ▲ 취약 포지션의 선수 육성 능력 ▲ 지도자로서의 검증된 성과 ▲ 풍부한 대회 경험을 갖춘 경력 ▲ 선수 및 축구협회와의 소통 능력 ▲ 젊은 세대를 아우를 리더십 ▲ 최상의 코치진 구성 능력 ▲ 대표팀을 이끌고 성적을 낼 수 있는 능력 등을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황선홍 감독은 이러한 조건에 대부분 부합하는 몇 안 되는 국내파 감독이다.

황 감독은 K리그와 국제대회에서 지도자로서 모두 검증된 성과를 올렸고, 본인이 한국축구의 레전드 출신로서 유럽파가 주축이 된 현 대표팀의 스타플레이어들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만한 권위를 갖췄다. 또한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이강인, 백승호, 정우영 등 현 A대표팀에 속한 선수들 다수를 지도해 본 경험이 있어서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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