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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희생양" 김광호 항변에... 재판부 "사고 나야 대책 세우나" 질타
2024-04-30 09:43:20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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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재해재난 주무부처는 소방이지 경찰이 아닙니다. (중략) 경찰의 기본적인 목적은 범죄예방과 진압이지, 인파관리라든지 혼잡경비 이런 부분이, 물론 그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주임무다, 이렇게 얘기하기는 (힘듭니다). 저희들은 112 신고가 터지면 거기 달려가서 범죄를 진압하고, 범죄를 해결하는 것이 일차적인 임무고…"

판사 : "범죄예방이 경찰의 주된 업무라고 말씀하셨는데,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2조에 경찰관의 직무에 대한 규정이 1호부터 7호까지 돼있죠. 중요도 순서라고 알고 있는데, 1호가 뭔지 아세요?"

김광호 전 청장 : "생명, 신체…"


2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김병일·백송이) 심리로 열린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전 경찰이 인파를 예측할 수 없었을 뿐더러, 경찰의 제1업무가 안전관리가 아닌 범죄예방·진압에 있다는 주장을 거듭하자 재판부가 질책을 쏟아냈다.

재판부는 경찰관 직무의 범위를 규정한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2조를 인용하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가 1호고, 아까 (김 전 청장이) 말씀하신 범죄예방·진압수사는 2호로 돼있다"라며 "경찰관의 더 중요한 업무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 보호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전 청장은 "그 부분을 도외시한다는 얘기는 드린 바 없다"면서 "생명·신체 보호라는 건 굉장히 추상적인 임무로 돼있다"고 강변했다.

'피고인' 같던 '증인' 김광호 "희생양 찾지 않는 합리적 사회 돼야"

지난 1월 19일 뒤늦게 기소돼 3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청장은 이날 '피고인'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이임재 전 용산서장 공판에 나왔다. 증인석에 앉았지만 김 전 청장은 2시간 30분 내내 자신의 무죄에 대해 항변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아무리 되돌아봐도 형사책임을 져야 될 과실이 있는지를 생각하면 인정할 수 없다"라며 "어떤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희생양을 찾기보다는 좀더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검찰 측은 김 전 청장을 향해 "피고인으로 나온 게 아니고 증인으로 나온 것"이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김 전 청장은 이태원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사 중 최고위직이다.

김 전 청장이 이임재 전 서장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이유는 이태원 참사 전 용산서로부터 기동대 지원 요청을 받고도 배치를 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간 이임재 전 서장은 서울청에 기동대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김광호 전 청장은 기동대 요청이 없었다고 해 책임공방이 일었다. 실제 참사 당일 기동대는 배치되지 않았다.

김 전 청장은 "용산서로부터 기동대 요청을 받은 적이 있나"라는 검찰 측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청장은 "(용산서와 서울청 사이의) 실무진 선에서 협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까지 증인이 아는 건 아니지 않나"라는 이임재 전 서장 측 변호인 질문에 대해서도 "교기대(교통기동대) 1개 제대 20명 외에는 어떠한 요청도 없었다"고 했다.

김 전 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2022년 10월 29일) 오후 11시 36분에 이 전 서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처음 상황을 인지했다고 했다. 참사는 오후 10시 16분경 일어났다. 김 전 청장은 익일 새벽 0시 25분에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다.

김 전 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기동대는 배치되지 않았지만, 현장에 배치된 타 경력 137명이 "부족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형사들이라도 기동대 근무 경력을 가진 형사들이 많기 때문에 형사 50명이라면, 그 인력이 기동대 인력보다 못하다고 얘기하는 건 일견적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태원 (용산서)팀장 한 명이 8명을 데리고 가장 많이 복잡했던 만남의 광장에서 엄청난 인파를 정리했다"면서 "그렇다면 과연 인력이 부족해서 (인파)관리가 안됐다는 얘기를 할 수 있을지 저는 의문"이라고 했다.

"서울청만 책임? 경찰청은?"… '윗선' 언급한 김광호 수사기관 진술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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