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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 넘어선 강달러…복합위기에 중기 '시름'
2022-09-29 15: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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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지난해 환율 기준으로 계약한 금액이라 납품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였어요. 다음 입찰시 불이익을 입을까 걱정돼 적자를 감수하고 납품을 했습니다."
 
환율 고공행진(원화가치 하락)에 중소기업들이 시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난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잿값이 상승한 가운데 이번에는 환율이 문제다. 이미 계약된 환율로 물건을 납품하는 조달시장 참여 업체들은 상반기 내내 적자를 보는가 하면, 경기 침체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소비마저 줄어들어 제품가를 올리기 어려운 '이중고'에 놓인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29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내 한 은행 환전 창구에 실제 거래되는 외화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원 내린 1438.9원에 마감했다. 지난 28일에는 장중 1440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2009년 3월16일 이후 13년 6개월여만의 최고치다. 최근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긴축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충격이 달러가치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환율 상승은 대개 수출기업에는 이익이 되지만, 해외에서 원부자재를 수입해 재가공해 시장에 판매하거나 다시 수출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판매나 수출을 늘려 손실을 상쇄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월 수출입중소기업 50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하반기 중소기업 수출전망 및 수출입 중소기업 물류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환율 급등으로 이익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19.1%에 불과했다. 이와 반대로 30.5%가 환율 상승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수입하고 조립해 소형 가전제품을 제조하는 경기도의 A기업은 상반기 내내 쌓여가는 적자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지난해 1150원의 환율을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납품계약을 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반기 내내 환율이 오르면서 납품할수록 적자가 커져만 갔다. 납품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차후 공공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납품을 이어갔다. A기업 관계자는 "상반기 150억 가량의 매출을 올렸지만 환차손까지 감안하면 거의 20억원의 가까운 적자를 냈다"면서 "작년 환율을 기준으로 낙찰을 받았는데, 공공조달시장에서는 (급등한)환율 반영이 너무 어렵다"면서 "작년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수입 원·부자재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하기 어려워 환율과 시장 사이에 끼어 있는 이들도 많다. 중국에서 펄프(반제품)를 수입해 화장지와 핸드타올 등을 제조하는 B기업은 "작년에는 한달 평균 13억원 어치의 펄프를 중국서 사왔지만 환율이 오르면서 지난달에는 펄프값만 20억원을 결제했다"면서 "마진이 없는 상황이라 대출로 돌려막기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 직후에는 화장지 같은 위생용품이 동날 정도로 잘 팔렸지만 최근에는 화장지가 남아도는 상황이다. 그는 "기업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복리후생의 바로미터인 화장지 소비를 줄이며 소비 자체가 감소하고 있어 조만간 사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착잡해했다. 반제품 가격은 치솟고 있지만 소비 감소로 단가 인상도 어렵다는 얘기다.
 
전자제품 제조사 C사 역시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고 재가공해 해외에 다시 수출하고 있지만 상승한 원가를 제품가에 반영하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수출하는 품목들은 함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해 일단 다른 내수 시장 이익에서 이를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C사는 상반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이 관계자는 "매출이 늘고 있어 버티고 있지만 환율 급등세가 계속 이어지면 하반기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세가지가 복합됐다"면서 "이로 인해 정부는 재정을 투입하기 어렵고, 중기는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커지면서 거래기업과 거래관계 불확실성이 커지는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환율에 개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생활물자와 관련된 원재료를 수입하는 경우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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